이춘희 세종시장과 세종지역 국회의원인 이해찬 의원이 국무총리실 독립청사 건립 문제에 대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가 행정부를 총괄하는 국무총리의 위상과 역할을 감안해 정부세종청사를 대표할 수 있는 국무총리실 독립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이 의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행정안전부, 과기정통부 등 미 이전 중앙부처 이전과 함께 국무총리실 독립청사 건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는 독립청사에 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을 비롯 보훈처, 인사혁신처, 법제처,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배치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수차례 걸쳐 국무총리실 독립청사 건립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무총리실 건물을 새로 지어 직속기관을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행안부와 과기부가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책임 총리제 말이 나오는데 총리실 건물 제대로 지어 총리의 위상을 높이고 세종시의 랜드마크로서의 모습을 보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달 14일 김부겸 행안부 장관을 만나서도 정부세종청사를 대표할 수 있는 국무총리실 독립청사를 세종에 건립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더불어 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독립청사 건립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세종시당 기자간담회에서 "행안부, 과기부와 정부의 부속기관이 세종으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입주할 수 있는 건물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총리실은 광화문에도 있고, 세종시에도 있는데 또 지어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검토해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어차피 행안부가 오려면 정부 건물을 새로 착공해야 한다"면서 "총리실은 원래 정부 부처와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부처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부부처 건물을 짓는데 두 사람이 다소 이견이 있기는 한데 큰 차이는 아니다"면서 "실제 결정은 행안부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새로 건립하는 정부청사에 총리실이 들어갈 지 다른 부처가 들어갈지는 건물신축 후 기관 재배치를 할 때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 때 세종시와 중앙부처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부처의 추가이전과 관련, 청사건립을 위한 기본 및 실시 설계비 120억 원이 행복도시건설청의 내년도 예산에 반영돼 있다.은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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