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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야화 범 사로잡이 ①

2017-08-27기사 편집 2017-08-27 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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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야생동물 수집가인 캡틴 키난은 2월 말에 만주 하얼빈에 도착했다. 2월 말인데도 하얼빈은 아직도 영하 20도나 되는 추위였다. 뒷골목 불들은 꺼지지 않고 있었다.

캡틴 키난이 소문을 듣고 찾아간 술집은 싸구려 술을 파는 하급 술집이었다.

러시아인으로 보여지는 사람이 시무룩하게 말했다.

"아니 그 야만인 보꼽을 왜 찾아요."

점잖은 양반이 그런 야만인을 왜 찾느냐는 말이었다.

그 야만인은 일년이나 밀린 외상 술값도 아직 갚지 않았다는 말이었고 어젯밤에는 외상술을 안 준다고 난동을 부렸다는 말이었다.

"외상술값이 얼마요"

캡틴 키난은 아무 말 없이 그 술값을 갚아주었다.

그리고 고급 영국제 위스키를 주문했다.

마담의 태도가 금방 달라졌다.

"그 야만인은 곧 여기에 올 것입니다. 술값이 떨어지면 외상 술을 줄 집은 우리집뿐이니까."

캡틴 키난이 야만인 보꼽을 만나려는 이유는 범을 잡아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인도에 서식하는 뱅골범이 아니라 시베리아나 북만주에 서식하는 대호를 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그것도 죽이지 않고 사로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죽여서 잡기도 어렵고 위험한 시베리아 북만주의 대호를 사로잡다니….

그러나 캡틴 키난은 그 일을 꼭 해야만 했다. 그는 영국 왕실박물관의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왜 꼭 인도산 뱅골범은 안 되고 시베리아나 북만주의 대호라야만 하는가. 두 종류의 범들은 가치가 달랐다. 세계 각 동물원에 수용된 뱅골범은 덩치가 시베리아 대호의 새끼만 했으며 같은 범이라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값을 치르더라도 뱅골범의 값은 대호의 5분의 1도 되지 않았다.

뱅골범뿐만이 아니라 사자도 대호에 비하면 볼품 없었다. 사자와 대호가 같은 동물원에 있으면 사자는 오금을 펴지 못했다. 사자는 송아지 만한 그 범을 보면 겁에 질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그래서 세계 각 동물원에서는 혈안이되어 시베리아나 북만주의 대호를 구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술집 마담의 말대로 그날 밤 야만인 보꼽은 그 술집에 나타났다.

2m가 훨씬 넘는 키였고 몸무게도 100kg에 가까울 것 같은 거인이었으며 곰처럼 전신에 털이 무성했다.

그는 이미 술에 취해 있었으며 술집이 떠나도록 고함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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