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에어캐나다 항공기가 일방적이고 무례한 출발 시간 연기로 승객들의 불만을 샀다.

특히 에어캐나다에 대한 불만은 지난해 캐나다 경찰이 한국인 80대 노인을 과잉진압했던 일과 맞물리며, 캐나다의 `한국 경시`에 대한 비판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27일 한국행 에어캐나다 탑승객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AC63 항공기가 잇단 출발시간 연기와 한국 승객에 대한 무례한 대처로 강한 반발을 자초했다.

당초 24일 오전 11시에 출발키로 했던 이 항공기는 기체 점검 등을 이유로 수차례 출발시간을 연기, 하루 뒤인 25일 11시가 돼서야 밴쿠버 공항을 떴다. 이 과정에서 에어캐나다는 일부 한국인 승객(어린이 포함)을 공항 출국 대기장소에서 24시간 이상 보내게 하는 등 `무분별한 갑질`도 서슴지 않았다.

에어캐나다는 24일 출국을 앞두고 출발 2-3시간 연기를 승객에게 개별 안내한 뒤, 비행기 운행시간 안내 모니터에 4시간 운행연기를 공지했다. 이후 에어캐나다는 출발시간을 또 늦춰 당초 출발 예정시간 보다 9시간 늦은 오후 8시로 시간을 변경한 뒤, 다시 익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출발시간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에어캐나다는 한국인 승객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의례적인 유감 의사만 표명했을 뿐, 충분한 설명이나 안내, 진심어린 사과 없이 비행안내 모니터를 통해 비행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캐나다의 무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출발시간 연기에 대한 대가 차원에서 승객에게 점심·저녁 식사용으로 한국돈 9000원에 달하는 캐나다 달러 10달러짜리 쿠폰을 제공키로 해 원성을 들었다. 한국 승객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에어캐나다는 결국 저녁식사 쿠폰을 30달러 올린 40달러 짜리로 제공키로 하고, 밴쿠버 공항 환승 승객에게만 잠시 쉴 수 있는 호텔을 제공하는 선에서 출발 시간 연기에 따른 보상을 마무리 했다. 이 때문에 환승 없이 밴쿠버에서 비행기를 이용한 승객들은 공항에서 제공한 담요 한장에 의지한 채 출국 대기장에서 하루를 꼬박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공항 내부에 남은 한국인 승객 중에는 어린아이와 여성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캐나다에 탑승해 한국에 온 한 승객은 "에어캐나다는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피해에 대한 보상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당시 공항에서 시간을 보낸 한국인 승객 중에는 아이·여성도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너무 힘들어 울기까지 했었다"며 "이번에 겪은 불편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어떤 에어캐나다 직원도 한국 승객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항공기 지연과 승객 불편에 대한 이유를 듣기 위해 이날 에어캐나다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캐나다 경찰은 지난해 밴쿠버 인근 도시의 한 주택에서 한국인 80대 노부부를 연행하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동영상이 공개돼 한국인의 강한 반발을 샀다. 성희제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성희제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