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산림 이리들이었으며 모두 여덟 마리였다.
이리들은 50kg 전후의 대형 이리들이었다. 개들과 비슷했으나 전혀 다른 점도 있었다. 푸른 빛으로 냉혹하게 번쩍이는 눈과 긴 아가리에 박혀 있는 날카로운 이빨들이었다.
그들이 사냥하고 있는 무스는 사슴 종류들 중에서는 가장 큰 짐승이었으며 모두 주걱과 같은 큰 귀가 달려 있기 때문에 주걱사슴이라고도 불러진다.어깨높이의 키가 3m나 되며 몸무게가 9백kg나 나간다.
이리들은 무스를 어느 산기슭 늪지대에 몰아넣고 포위하고 있었다.아예 장기전을 벌릴 계획인 것 같았으며 서너마리가 교대로 무스를 공격하고 있었다.
이리들은 무스의 다리 특히 뒷다리를 주로 공격하고 있었다.도망가지못하도록 집요하게 무릎부분을 공격하고있었으며 무스의 뒷다리들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으며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무스는 도망가려고 날뛰고 있었으나 탈출이 되지 않았다. 탈출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투성이가 된 뒷다리들이 무거운 몸무게를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해 그만 주저앉아버렸다.
사리반 교수는 이리들이 그렇게 무스를 쓰러뜨려 놓은 다음 바로 덤벼들어 죽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리들은 주저앉아 있는 무스의 급소인 목줄을 노리지 않고 허벅지를 물어뜯고 있었다. 허벅지의 털을 뽑아놓고 그 살점을 천천히 뜯어먹고 있었다. 살을 뜯기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무스의 모습을 보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이리들은 그렇게 허벅지 살만 뜯어먹을 뿐 무스를 죽이지 않았다. 이리들은 무스를 살려놓고 신선한 고기를 두고 두고 먹을 작정인 것 같았다.
잔인한 놈들이었다.
이미 날이 어두웠기 때문에 사리반 교수는 그날은 거기서 물러나고 다음날 돌아와보니 이리들과 무스는 그대로 있었다. 무스는 아직도 죽지 않고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침이 되자 이리들의 새끼 네 마리도 나타났다. 그리고 아직 죽지 않고 있는 무스의 고기를 뜯어먹고 있었다. 피가 줄줄 흐르는 고기를 뜯어먹고 있었기 때문에 이리들은 모두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녀석들은 그렇게 피가 줄줄 흐르는 고기를 먹어야만 만족하는 것 같았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