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차전지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최장욱 교수·코스쿤 알리 교수 연구팀(한국과학기술원)은 지난해 노벨화학상 연구내용인 분자 도르래 구조를 실리콘 전극에 최초로 적용해 이차전지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실리콘 음극은 상용화된 흑연 음극보다 5배 이상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전 과정에서 부피가 크게 늘어나 입자가 부서지거나 전극 전체가 벗겨지기도 한다. 때문에 실리콘 전극은 충전·방전을 수십 회 이상 반복하기 어려워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분자 도르래 구조를 최초로 도입해 고용량 이차전지 고분자 바인더를 개발했다.

연구결과 탄성이 높은 분자도르래가 실리콘 전극을 안정적으로 잡아줘서 부피 팽창이 500회 이상 반복해도 실리콘이 부서지거나 전극에서 떨어지지 않았으며 전극 용량도 상용 수준인 3밀리암페어아워/제곱센티미터(mAh/cm2)를 유지했다. 이는 현재 IT 기기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수준을 상회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장욱 교수는 "이 연구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분자 구조가 고용량 이차전지 소재 개발에 최초로 적용된 사례이다. 미래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의 핵심 전극 기술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응용 연구를 진행할 때 기존의 기술을 뛰어 넘는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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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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