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7만여 대의 차량이 오가며 대전의 동서관문 역할을 한 홍도육교가 3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역 주민들은 교통대란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지만 공사가 끝나면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큰 듯했다.

20일 오전 9시. 육교 폐쇄 1시간 앞두고 대전의 대동맥 역할을 한 홍도육교를 찾았다.

오전 10시부터 통행이 전면금지됨에 따라 이른 시간부터 경찰, 대전시청 직원, 시공사 직원 등 130여 명이 분주하게 폐쇄 준비에 돌입했다. 오전부터 31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철거 현장을 구경 나온 시민들도 많았고, 일부 시민들은 홍도육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홍도육교 근처 주택에서 40년 넘게 살았다는 윤정자(65·여) 씨는 공사준비로 분주한 동네를 둘러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윤 씨는 "우리 딸, 아들도 여기서 학교를 다 나오고 우리 동네 하면 육교가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 아무래도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여기서 오래 살면서 홍도육교에서 사고 나는 걸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새로 공사할 때도 됐다. 다리 없어지면 살기 좋아져서 집값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0시가 가까워지자 현장에 있던 인력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선 중촌네거리에서 대전IC 방향의 차로가 먼저 폐쇄됐다. 경찰들은 차량통행을 막고 호루라기를 불며 우회도로로 차량을 유도했다. 홍도육교로 진입하는 차선은 홍도육교 약 100m 전인 삼성동성당네거리부터 폐쇄가 시작됐다. 시공사 직원들은 차량의 진입을 막는 PE드럼을 세우며 차량의 진입을 막았다. 대전IC 방향의 차로가 막힌 후 곧바로 중촌네거리 방향도 같은 작업이 반복됐다. 오전 10시 30분쯤. 홍도육교를 오가는 차량은 없었다.

홍도육교가 폐쇄되면서 교통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IC 방향은 우회로가 많아 그나마 낫지만 중촌네거리 방향은 우회로가 없어 출·퇴근길 지체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차량의 운행지연은 어쩔 수 없다. 우회도로가 있는 만큼 안정화 될 때까지는 1주에서 2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 박미연(67·여) 씨도 "공사를 30개월 동안 한다는 데 차가 너무 막힐 것 같다. 우리는 주민들만 오는 장사를 하는데 우려된다"면서도 "길게 보면 좋은 일이니까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사는 홍도육교 철거와 함께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로, 동구 삼성동 성당네거리에서 홍도동 용전네거리 구간의 차량통행을 오는 2019년 12월까지 차단한다. 시는 시는 홍도육교를 이용했던 차량이 한남 고가차도와 동산지하차도, 성남지하차도, 삼성지하차도로 운행하도록 우회 대책을 세웠고 시내버스 5개 노선도 우회노선을 수립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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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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