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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공직생활 마무리 작곡가로 제2인생 꿈꿔

2017-06-29기사 편집 2017-06-29 17: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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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이미자 창법' 논문 낸 정범희 대전시 과장

첨부사진1정범희 대전시 주택정책과장.
'가수 이미자의 트로트 창법 연구'. 정범희 대전시 주택정책과장의 석사학위 논문 제목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기술직 공무원이 낸 논문이라기에는 다소 생뚱맞기도 하다. 하지만 전국 최초로 현존 가수의 창법을 주제로 다룬 논문이라 찾아 읽어보는 이도 많다고 한다.

이달을 마지막으로 38년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정 과장은 작곡가이자 가수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지금까지 작곡한 곡만 식장산, 금강, 갑천아리랑 등 30여개. 트로트 가수 박소리씨의 3집 앨범 타이틀곡인 '시장에 가요'는 제법 잘 알려진 곡이다.

1978년 공직에 발을 들인 그는 어려서부터 노래 부르길 좋아해 가수가 꿈이었단다. "음악을 정말 하고 싶었지만 먹고 살기 힘든 시기 아니었나. 10년만 공무원 하고 음악을 하자 생각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았다."

대전 동구청사 신축 이전, 대전시립수영장, 하소산업단지 기획 등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맡겨졌고 파고드는 성격이라 정신 없이 일에 매달리다 보니 30년이 훌쩍 지나갔다.

정 과장이 작곡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0년 전인 2007년이다. 현안 업무에서 잠시 떨어져 있던 시기로 스스로를 돌아보다가 잊고 지내던 꿈이 생각났다. 곧바로 배재대 대학원 음악학과에 지원했다. 처음엔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좌절될 상황이었지만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음악을 향한 열정을 달래기 위해 배운 피아노, 기타, 색소폰 등 연주실력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논문에 관해 설명할 때는 사뭇 진지해졌다. "민요스타일의 꺾는 방식이 독특하다. 이미자씨의 노래는 1959년부터 58년이 지난 지금까지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데 자연스러운 창법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퇴직 후에는 원래 꿈이었던 노래까지 할 생각이다. 정 과장은 음반 취입을 위해 준비해둔 남매탑 등 '비장의 곡'을 몇 개 있다며 너털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시장에 가요'는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취지가 좋아 곡을 써줬다. 앞으로도 좋은 곡들을 만들고 싶다. 나중에는 트로트에 관한 책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몸담은 공직을 떠나는 소회를 묻자 "늘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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