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온난화가 이어지며 충남 지역이 아열대기후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충남 홍성군 갈산면의 한 주택에서는 바나나로 보이는 열매가 열렸다. 전희진 기자
기후 온난화가 이어지며 충남 지역이 아열대기후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충남 홍성군 갈산면의 한 주택에서는 바나나로 보이는 열매가 열렸다. 전희진 기자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꾸준히 기온이 상승하면서 충남도의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서해안 기후환경연구소 등에 따르면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0년 간 도내 8월 최고 기온의 평균값은 1997년 31.3도에서 지난해 32.1도까지 오르며 0.8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 역시 1997년에는 5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7.2일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수 온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조사가 시작된 2005년 평균 21.5도를 기록한 대산앞바다의 평균수온은 지난해 2. 1도 오른 23.6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평균 최저수온이 23.3도를 기록해 2005년 최대수온의 평균값인 22도보다 1.3도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평균습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기상청에서 집계한 1971년부터 2000년까지 30년 간 천안과 서산, 보령의 평균습도는 각각 73.6%, 75.4%, 75.5%였다.

하지만 1981년부터 2010년까지 해당 지역의 평균습도는 1-2%포인트 하락한 71.7%와 74.1%, 73.3%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기존에는 보기 드물었던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충남 홍성군 갈산면의 한 주택에서는 마당에서 키우던 나무에서 바나나로 보이는 열매가 열렸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는 것이다.

주인 강모(87·여)씨는 "예전에는 추워서 나무가 얼어죽는 경우도 있었는데 올해 갑자기 열렸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식물이 바나나인지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해당 식물은 파초일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 상 노지에서 바나나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다. 최근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 바나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온상승 현상을 아열대의 전조증상으로 보기 다소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기압 위치나 엘니뇨 현상 여파 등 전 지구적인 순환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보고 기후 변화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해안 기후환경연구소 관계자는 "한 해에 발생하는 이상현상을 보고 총체적인 기후변화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자연적인 기후변화는 느린 속도로 일어나는데 지금의 변화 주기는 매우 짧다. 기상변화의 변동 폭이 크면 기상이변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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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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