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교수.
김민규 교수.
국내의 동물 복제 기술이 세계로 전파된다.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는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왕실과 견(犬) 복제와 관련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두바이 왕실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김 교수는 이달 말부터 두바이 현지에 충남대 견 복제 팀을 파견해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복제팀은 두바이 왕실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최고의 기술을 사업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석 박사의 제자로도 유명한 김 교수는 멸종위기의 한국늑대는 물론, 마약탐지견과 폭발물 탐지견 복제 등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연구를 통해 복제에 성공한 마약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등은 관세청과 경찰청에 각각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또 2005년 세계 최초의 복제견 `스너피` 탄생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람의 난치성 질환의 극복을 위한 질병(파킨슨, 알츠하이머 등) 모델연구를 진행해 신약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반려견인 `벤지` 복제에 성공하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벤지`의 근육조직을 삼성으로부터 전해 받아 체세포를 배양해 동결시켜 놓은 지 9년 만에 다시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 복제견은 지난해 11월 25일 8개의 복제 수정란을 대리모에 주입해 60일간의 임신기간을 거쳐 생시 체중 273g의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났다.

복제견 출생과정은 영하 196℃의 액체질소에서 9년간 동결상태에 있던 체세포를 해동해 일반견 난자의 핵을 제거한 후 벤지의 체세포를 주입했다. 이후 난자와 세포를 융합시켜 복제 수정란을 생산한 다음 일반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태어나게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첨단 생명공학기술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생명공학적인 발전이 인간의 이기적이고 자의적인 욕망을 넘어서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고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두바이 왕실과의 협약을 기점으로 국내 최고의 기술을 세계로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