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선 한남대 축구부 코치

박규선 코치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규선 코치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남대 축구부를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한남대 제공
"대전시티즌과의 경기였어요. 태클을 당했는데 발목을 심하게 다쳤어요. 그후 저는 대전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한 때 태극마크를 달고 축구장을 누비던 박규선(37) 선수가 한남대 축구부 코치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살고 있다. 2011년 한남대 축구부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로서 새로운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 사실 그는 대전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당했다. 상무에서 선수로 뛸 당시 대전시티즌과의 원정경기에서 큰 부상을 입어 다시는 선수로 그라운드에 설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남대 축구부 코치를 맡은 이후 이제 대전은 제2의 고향이 됐다고 웃으며 말한다. 그가 코치로 활약하면서 한남대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2012년 전국체전에서 1위에 오른데 이어 다음해에는 3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박 코치 취임 이후 한남대 축구부는 2011년부터 6년 연속 전국체전에 대전 대표로 출전하는 등 `축구강자`로 떠올랐다.

서울체고를 졸업한 박 코치는 또래 중 최고의 스타였다. 졸업 후 대학과 프로구단에서 러브콜을 한몸에 받았고, 고민 끝에 울산현대에 입단했다.

"선수 시절에는 너무 즐거운 일이 많았어요. 말 그대로 부와 명예를 누린 시기였어요." 데뷔전에서 극적인 역전골을 넣고 당당하게 주전을 굳힌 그는 선수 초창기 시절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도 당당히 나설 수 있었다. 특히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이천수, 조재진, 김정우 등과 함께 6전 전승 전경기 무실점이라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탄탄대로 인생을 걷던 그의 인생은 군 입대 후 반전됐다. 2008년 11월 9일, 상무와 대전시티즌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태클을 당해 왼쪽 발목이 덜렁덜렁할 정도로 부러진 것이다. 이후 2년 동안 다섯 번이나 수술대에 오르며 재활에 집중했다. 다시 그라운드를 누빌 생각에 고통을 참아냈다. 하지만 부상은 완쾌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성대한 은퇴식은커녕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한 것이다. 이후 방황을 거듭해왔다. 2011년 고등학교 시절 은사의 제안으로 한남대 축구부 코치직을 맡고 지도자로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몇 몇 K리그 클래식 구단에서 영입을 주선했다. 실제로 한 구단과는 선수단 합류 일정까지 조율할 만큼 진척이 있었지만 결국 그는 한남대 제자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한남대가 좋은 선수를 많이 배출하고 우리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어요. 한남대가 수도권 대학보다 부족할 수 있지만 축구에서 만큼은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극마크를 다시 한 번 가슴에 달고 선수시절 펼치지 못한 꿈을 지도자로써 펼쳐보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