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변호사회 회장에 취임한 지 90여 일 된 김태범 회장은 소속 변호사들의 복지와 함께 시민들의 신뢰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법의 날을 하루 앞둔 24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출신을 떠나 서로 인사하고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변호사회를 만들어 최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민들이 변호사를 쉽게 접하고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로 개업한 지 올해 27년째인 김 회장은 대전고교 재학중 공직자이던 법조인이 되라는 아버지 권유를 받은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그런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1992년부터 5년간 소송이 진행됐던 모 골프장 보상 사건이다. 많은 변호사들이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을 맡지 않기로 하면서 초임 변호사였던 김 회장에게 의뢰가 들어왔다. 해당 토지주 가운데 지적장애를 갖고 있던 의뢰인의 얘기를 들어주고 성심성의껏 재판을 맡아 2번의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최종 승소를 얻어냈다.
김 회장은 "변호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는데 단순히 법률 지식만 갖고 소송을 하는 게 아니라, 당사자의 말을 충분히 들어보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폭넓은 경험을 하면서 변호사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법률서비스를 어렵게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로 상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법원은 물론 변호사회 등에서도 무료 법률상담을 하는 만큼 사건에 대한 상담이 소송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아직도 법률서비스의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있는데 무료상담은 물론 단순 상담도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전문가를 믿고 상담을 하다 보면 소송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적극적인 상담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을변호사 제도 정착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 회장은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변호사를 찾는 분들은 법률적 분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오는 만큼 의뢰인의 말을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법조인으로서의 양심과 자긍심을 갖고 변호사 업무를 끝마칠 때까지 그 정신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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