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열 작가의 작품 `성모님 안아줘요`
한부열 작가의 작품 `성모님 안아줘요`
"마음속 이야기를 못하는 아들에게 그림은 중요한 소통방법입니다."

30㎝ 자 하나로 자신의 독특한 시각을 예술로 표현하는 자폐장애 작가 한부열(34·사진)씨의 어머니 임경신씨의 말이다.

세살 때 자폐 판정을 받은 한 작가는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30㎝자를 이용해 숫자, 도형, 물건을 의인화 하거나 앞뒤를 한 화면에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은적은 없지만 한번 펜을 잡으면 타고난 집중력을 발휘해 `원샷 원킬`로 작품을 완성해 낸다. 스케치 없이 정확한 구도로 빠르게 드로잉을 완성해가며 지우거나 수정하는 일도 거의 없다.

이런 독특한 방식에 11년간 외부 개입없이 중국에서 자신만의 미술 세계를 확립해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에는 중국 청도 적십자 초청으로 열린 첫 개인전에서 완판 신화를 기록, 판매대금 모두를 중국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로 지원하기도 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14년 제24회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 입선, 2015년 꿈틔움 공모전 대상, 2016년 JW ART AWARDS 공모전 최우수상 외에도 다수의 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오는 7월 20일까지 음성군 대소면 한독의약박물관에서 `Let`s go with HBY-아름다운 소통` 展을 연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한 작가의 신작을 포함해 총 50여점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대표 작품인 `찡-사랑해요`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발표되는 작품이다. 엄지 손가락을 맞대며 말하는 `찡`은 한 작가가 자주 쓰는 표현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자신만의 방법이다.

어머니 임경신씨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부열이의 신작을 선보이고 세상과 소통을 이어갈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독의약박물관을 운영하는 한독제석재단의 김영진 이사장도 "예술에 대한 재능에는 장애인과 일반인의 경계가 없다"며 "이번 기획전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한부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따뜻함과 희망을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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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열린 `Let`s go with HBY-아름다운 소통 展`에 한부열 작가와 어머니 임경신씨가 밝게 웃고 있다. 사진=오인근 기자.
지난 19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열린 `Let`s go with HBY-아름다운 소통 展`에 한부열 작가와 어머니 임경신씨가 밝게 웃고 있다. 사진=오인근 기자.
한부열                              사진=오인근 기자
한부열 사진=오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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