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당진시의회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선진지 견학을 이유로 말레이시아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에 대해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매번 반복되는 논란의 중심에는 자치법규에 명시된 규칙을 시의회 스스로가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윤 의장 등 9명의 시의원이 다녀온 `공무국외출장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수는 당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시책 및 현안사업에 대한 선진 국외도시의 활동상을 살펴보고 당진시 발전을 위한 폭 넓은 제적 안목을 기르고자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의회는 매년 공무국외출장 시 외유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시의회 스스로 시민과의 약속, 자신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있다.

당진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을 보면 시의회는 공무국외출장을 위해 심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며 심사위원회는 필요성과 적합성, 대상국 및 국외출장기관의 타당성, 기간과 경비의 적정성을 심사하게 돼있고 공무국외출장 시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문제는 심사위원들이 해당 국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배경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의회가 준비한 자료나 취지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 힘들거나 일부 위원들이 문제를 지적한다고 해도 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시의회의 국외출장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신기원 심사위원은 `잘은 모르겠지만 말레이시아를 왜 가려고 하시는지 궁금하고, 말레이시아도 지방자치제도가 존재 하는지, 일정 중에 지방의회도 방문하는 걸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연수원과 상의해보겠다는 답변 뿐이었다.

김종식 위원도 `시의원들이 어디 나들이 한다고, 시민들은 색안경을 끼고 봅니다. 규칙에 벗어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규칙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지만 시의회는 매년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

시의회 규칙 제9조를 요약하면 시의회는 국외출장 후 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그 보고서를 자료실에 소장·비치하고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열람이 용이하도록 조치하여야 하지만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시의회 홈페이지나 당진시 홈페이지에 출장보고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 동행한 시의회 직원이 보고서 작성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갈 때는 수 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좋은 것을 벤치마킹 하고 돌아와 당진시 사정에 맞게 적용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보고서조차 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당진1동 주민 윤모씨(43세)는 "조례 제·개정 기관인 시의회 스스로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행정을 견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며 "이번에 말레이시아를 다녀온 시의원들의 보고서가 게시되면 꼼꼼히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차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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