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직업군인인 `부사관`의 인기가 갈수록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3일 국방부에 따르면 육·해·공군 남자 부사관 경쟁률은 2011년 2.6대 1에서 4년 뒤인 2015년 7대 1로 치솟았다. 여자 부사관의 지난해 경쟁률은 10대 1이었다.

부사관 인기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사관(하사)으로 임관하면 9급 공무원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데다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장기복무를 하게 되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점으로 꼽힌다. 2-3년마다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하는 장교에 비해 한 부대에서만 장기근무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근무 여건도 부사관 경쟁률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대전지역 학생들 사이에서도 부사관 인기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04년 군사학과를 전국 최초로 설립한 대덕대학교는 2014년 전투·특전부사관학과를 추가로 설립해 모두 9개의 부사관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대덕대의 군사학과는 480명 입학정원에 지난해 4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올해는 3600명이 넘게 지원해 7.5대 1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전과학기술대 역시 군사학과 입시 경쟁이 매년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과기대 군사학과는 80명 모집에 2015년 506명(6.3%), 지난해에는 621명(7.8%)이 지원해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대전과기대는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지역 전문대학 최초로 부사관학군단(RNTC)도 창설했다.

관련 사설 학원도 활황이다.

2013년 설립한 대전 동구의 한 부사관학원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수강생이 약 40% 정도 증가했다. 1개 반 평균 정원이 50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1개 반 정원이 70명으로 늘어났다.

학원 관계자는 "불경기 등으로 안정적인 직장으로 군을 보고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여자 수강생이 등록생 중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수강생인 박모(21·대전 동구 홍도동) 씨는 "부사관은 대학 졸업 후 바로 임관할 수 있다는 점과 국가공무원으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평생직장 개념이어서 친구들과 함께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동욱 대덕대 전투부사관학과장은 "2014년 학과를 신설했을 때는 대전·충청권에서 온 학생이 70% 정도 됐는데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입학하는 분포를 보이고 있다"면서 "남학생은 군복무 해결은 물론 대학 졸업 후 바로 군 간부로 임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학생들도 응시자가 많아져 여학생들만의 입시 경쟁률은 20대 1을 훌쩍 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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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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