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머리 사자가 초원이 떠나갈 듯한 포효를 하더니 폭발할 듯 한 속도로 물소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공격권내에 들어서자 300kg이나 되는 그 근육덩이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놈의 길고 검은 갈기가 바람에 나기고 굵은 앞발이 물소의 대가리를 후려쳤다.앞발치기였다.그 앞발은 물속의 긴 뿔을 스치면서 대가리를 강타했다.몇10m를 질주해온 힘이 붙어있는 일격이었다.

그 충격으로 물소의 몸이 비틀거렸다.그러자 사자의 몸무게가 비틀거리는 방향으로 집중되어 짓눌렸다.두목사자는 자기의 몸을 땅에 대고 지릿대의 작용을 이용하여 물소의 몸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동안 세 마리의 암사자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어도 끄덕하지않던 물소가 쓰러졌다.

물소는 필사적으로 일어나려고 했으나 두목사자도 이미 그 목덜미 아래쪽을 찢어놓고 있었다.

거대한 물소가 드디어 쓰러졌다. 네 다리로 버티고 있던 물소도 쓰러지면 무력했다. 두목 사자는 쓰러진 물소가 일어날 틈을 주지 않았다. 물소의 목의 동맥이 끊어지고 피가 분수처럼 터져 올라왔다.

두목 사자는 그 피를 피해 뒤로 물러났고 암사자들이 물소의 아랫배를 찢었다. 물소의 마지막 발버둥도 그로써 멈췄다. 이제 먹이판이 벌어졌다. 두목은 평소 암컷들이 잡아온 먹이를 독점하여 먹었는데 그때만은 자기가 쓰러뜨린 먹이를 암컷들에게 넘겨 두고 자기는 뒷전에서 느긋하게 암컷들이 물소를 뜯고 있는 곳을 보고 있었다.

역시…. 역시 그놈은 두목이었다. 열 서너 마리의 암컷들과 새끼를 거느리고 있는 사자무리의 두목이었다.

세실교수는 그후에 또 그 검은 갈기 두목이 두목 노릇을 하는 행동을 봤다.

그때 검은 갈기가 지키고 있는 사자 무리들은 초원에 있는 큰 아카시아 나무 밑에 있었다. 대여섯 마리의 암컷들이 더위를 피해 있었고 새끼들이 그 주위에서 놀고 있었다. 두목은 좀 떨어진 숲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세 마리의 떠돌이 수컷들이 옆으로 한 줄이 되어 쳐들어오고 있었다.

그 사자의 무리들을 공격하여 두목을 쫓아내고 새로운 두목이 되겠다는 놈들이었다.

암컷들이 겁을 먹었다. 암컷들은 일어나 다가오는 떠돌이 사자들에게 경고를 했으나 그런 경고가 통할 리가 없었다. 놈들은 암컷사자들을 공격할 것이고 암컷들은 멀리 도망가지 않으면 항복을 해야 된다. 항복을 하여 침략자들의 노예가 되어야 하고 데리고 있던 새끼들은 모두 침략자들에게 살해된다.

암컷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떨어져 낮잠을 자고 있는 검은 갈기 수컷두목 옆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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