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시 제공
사진=대전시 제공
대전시의 대표적 시민 소통 행사인 `시민과 아침동행`에 대한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4일 한밭수목원에서 열린 행사와 관련해 시민 동원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력 대선주자까지 참석하며, 사실상 정치행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날 아침동행은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당선 무효형 판결 이후 진행된 첫 행사라는 점에서, 대규모 행사 개최 배경에 대한 의혹마저 증폭되는 상황이다.

권 시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각급 구청장, 44개 시민단체 및 시민 등 1만 여명이 참석한 행사는 개최전부터 시민 동원 논란에 휩싸였었다.

행사 개최 몇일 전부터 각급 자치구와 단체에 참석 독려를 통한 인원 동원을 요청했다는 `설(說)`이 나돌았다. 동원설은 행사를 진행하며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한밭수목원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각급 단체별로 피켓을 들고 회원들을 맞으며 동원 의혹에 대한 신빙성을 더했다. 특히 일부 단체의 경우 단체복을 챙겨 입고 참석해, 행사참석의 진정성에 대한 의혹마저 키웠다.

시민과 아침동행을 둘러싼 논란은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지역 국회의원이 대거 참석하며 더욱 커졌다.

문 전 대표의 `깜짝 방문`을 놓고 재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권 시장에 대한 힘 실어주기라는 해석과, 사실상의 대권 행보로 권 시장의 문 전 대표에 대한 힘 실어주기라는 시선이 엇갈렸던 것. 특히 행사장 일각에선 문 전 대표의 아침동행 참석을 놓고 시민끼리 다툼을 벌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대전시가 주도하는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침동행이 정치행사로 변질됐다는 것은 문 전 대표의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문 전 대표는 행사에서 "시민과 시장이 산책하고 청소하며 소통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은데, 저도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꼭 따라해 보고 싶다"며 "한달에 한 번 청와대 뒷산에 시민과 함께 오르고 한강변, 갑천을 걸으며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 정말 멋지지 않은가"라고 `대권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앞서 권 시장은 "존경하는 문 대표 오셨다. 제가 어려울 때 마다 많은 성원과 격려 보내주고 계신 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이런 것을 바탕으로 시정을 더 열심히 빠짐없이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에서 권 시장과 문 전 대표, 참석자들은 `시장님 힘내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환경정화 활동도 펼쳤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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