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통 패러다임을 바꾸자] ③ 3차 우회도로 개통 청주 가보니

청주시 국도대체우회도로(3순환로) 사업 현황.
청주시 국도대체우회도로(3순환로) 사업 현황.
충북 청주는 순환도로 건설로 도심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3개의 순환도로 노선을 마련해 차량을 분산, 원활한 소통을 유도함은 물론 체증으로 인한 기회비용 낭비를 막은 것. 대전지역 순환도로 건설의 당위성을 확인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효과를 엿보기 위해, 청주를 찾아 순환도로 운영 실태 및 성과를 짚어봤다.

◇시속 12㎞ 오창 출근길, 30분 빨라져 = 24일 오전 8시. 청주시청을 출발해 오창읍 중심지인 호수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창은 청주 변두리 작은 면이었지만 1992년 5월 지방공업단지로 지정된 후 2005년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읍으로 승격, 오송과 함께 청주의 주요 성장지역으로 급부상한 곳이다. LG화학, 삼성SDI, 유한양행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여러 공장들이 입주해 있어 청주 시내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시내와 오창을 잇는 공항로는 극심한 정체를 겪어왔다.

상당로 구간에서는 내덕7거리와 청주성모병원4거리에서 잠시 정체가 있었다. 이곳은 예전에 출퇴근 시간 교차로마다 장사진을 친 차량 행렬로 악명이 높던 구간이다. 청주 시내와 오창을 오가는 직장인 뿐 만 아니라 중부고속도로로 빠져나가려는 차량들이 함께 이용하는 도로이기 때문이다. 공항IC까지 공항로 구간은 대체로 양호한 소통을 보였다. 출근길이라 차량들은 제법 많았지만 30분이 채 못 미친 시간에 주차까지 끝낼 수 있었다. 총 거리는 12㎞. 몇 년 전이라면 한 시간은 족히 걸렸을 구간이다. 청주 3차 우회도로(국도대체우회도로) 개통 효과다. 3차 우회도로를 직접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도심 교통의 차량 분산 효과 덕을 톡톡히 봤다. 막힌 동맥을 뚫어주니 몸 전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진 셈이다.

청주시는 지난해 1월 25일 청주역-문암 간 국도대체 3차 우회도로가 개통하면서 공항로와 우회도로 주변 교통량을 조사했다. 당시 아침 출근 시간대 오창 방면으로 5985대가 운행하던 공항로는 우회도로 개통 1주일 후에는 4524대 운행으로 교통량이 1461대(24.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시간 대는 청주 방면으로 기존 6641대에서 5462대로 교통량이 1179대(17.7%)가 줄었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문암공원-오동교차로 구간은 개통 4개원만인 지난 연말 조사에서 하루 5000여대 차량이 통행하며 2차 우회도로의 부담을 덜고 있다.

시 관계자는 "3차 우회도로와 함께 청주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인 오창과학산업단지로 이어지는 LG로도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있다"며 "공항로 출·퇴근 시간대 상습정체가 다소 해소돼 청주-오창간 거리가 체감상 30분 이상 빨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31일 문암공원-오동교차로 3.31㎞ 구간이 개통되면서 사실상 청주 3차 우회도로는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시공 중인 동부권 북일-남일구간(11.73㎞)이 남아 있지만 이 지역은 아직까지 인구 등 교통 유발 요인이 적은 데다가 2차 우회도로 일부 구간이 어느 정도 기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차 우회도로는 지난 2011년 5월 오동-구성 4.02㎞ 개통을 시작으로, 2014년 1월 효촌-휴암 11.4㎞, 2014. 12월 휴암-청주역 4.08㎞, 2015년 4월 구성-묵방 1.35㎞와 지난 1월 청주역- 문암공원 5.94㎞ 개통에 이어, 이번에 문암공원-오동교차로 3.31㎞까지 총 30.1㎞ 길이의 자동차전용도로로 건설됐다. 시민들은 남부권 효촌에서부터 서부권 휴암과 옥산, 오창과 연결되는 원평·오동교차로를 거쳐 증평 방향 자동차 전용도로인 묵방교차로까지 30.1㎞ 구간을 교통 신호 한번 거치지 않고 논스톱으로 갈 수 있게 됐다.

◇북부에서 서부 거쳐 남부까지 20분 = 3차 우회도로의 직접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25일 오후 가장 최근 개통된 문암공원-오동동 구간을 시작점으로 청주 북부에서 서부를 거쳐 시내를 우회해 남부인 효촌까지 달려봤다.

오동교차로에서 청주역분기점까지 9.2㎞ 구간을 8분만에 주파했다. 청주역분기점에서 효촌까지 15.1㎞ 구간 소요시간은 12분으로 전체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내를 관통해서 지나려면 교통량이 적은 낮에도 30분 이상은 족히 걸리는 구간이다. 거리상으로는 두배 가까이 돌아가지만 시간은 3분의 1 이상 단축되는 셈이다. "통합청주시 출범 이후 `30분 생활권시대`가 드디어 개막했다"는 청주시의 자랑은 허언이 아니었다. 오동교차로-효촌 구간은 만성 체증 구간인 상당로와 사직대로가 만나는 도심을 통과하거나 2차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3차 우회도로를 이용해 혼잡한 시내를 거치지 않는 차량들이 생기면서 도심 차량 정체도 다소 완화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내적으로 오창과 접근성 향상 뿐 아니라 도심 교통난에 숨통을 트인 효과를 보고 있다"며 "외적으로도 진천과 증평 지역을 이동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LG로와 무심서로 문암공원 교차로를 이용하면 오창과 진천, 증평까지 최단거리로 접근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도로 선형이 매끄럽게 뻗어있고 노면이 부드러워 고속으로 달려도 차량 진동이 적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자칫 단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계기판 바늘을 주시하지 않으면 속도감을 느낄 수 없어 과속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지만 급커브나 급경사가 적고 시야를 확보하기가 좋아 시속 100㎞를 넘어 질주하는 차들을 볼 수 있다. 과속차량들은 비나 눈이 왔을 때 사고로 연결되기 쉽다.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는 자동차 타이어와 지면 사이에 얇은 막이 형성되는 수막현상이 생겨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을 때 미끄러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주3차우회도로 강상촌-청주역 구간에서는 일주일 동안 총 7건의 빗길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첨단점검차량으로 도로를 조사했지만 구조상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3차 우회도로 곳곳에 과속 단속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1990년대 중반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차량증가에 대비하고, 국도 17호, 25호, 36호선이 청주 중심부를 관통하는 도시특성을 감안해 국도의 간선기능 확보와 도심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3차 우회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했다. 그 동안 약 5511억원이 투입됐고 앞으로도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청주시 유사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다. 대전시나 수도권의 경우 외곽순환도로가 민자로 조성 돼 시민들이 유료로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국도를 대체하는 개념이라 국비로 조성 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시는 대전시와 상황이 다르다. 광역시는 도심혼잡도로 개선사업을 통해 내부적으로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지만 청주시는 외곽으로 교통량을 분산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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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국도대체우회도로(3순환로) 개통 현황.
청주시 국도대체우회도로(3순환로) 개통 현황.
청주시 3차 우회도로.
청주시 3차 우회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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