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헌도는 낮아

JB전북은행이 대전·세종 지역에 진출한 후 수익이 늘어가고 있지만, 지역사회와의 호흡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기업성과 평가사이트인 CEO 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전북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11조 5741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북이 66.3%(7조 6793억 원)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수도권 23%(2조 6613억 원), 대전·세종 10.7%(1조 2335억 원)의 순이었다.

하지만 대전·세종의 여신 비중의 증가율은 수도권과 전북보다 한참 높았다. 지난 2013년 말에 비해 대전·세종의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148.8%였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34.4%, 전북은 12.6%에 그쳤다. 여신 비중은 여전히 전북이 가장 높았지만 오히려 전체 여신 잔액 비율은 80.7%에서 66.3%로 줄었다. 수도권 여신 잔액 비중은 13.4%에서 23%로, 대전·세종 여신 잔액 비중은 5.8%(4957억 원)에서 2년 6개월 만에 10.7%(1조 2335억 원)로 2.4배나 증가했다.

대전·세종과 수도권의 여신 잔액이 늘어난 것은 전북은행의 타 지역 지점 확대와 궤를 같이 한다. 전북은행은 호남 지역이 상대적으로 기업수가 적고 부실률도 높다는 판단에 대전·세종, 수도권 등 한반도의 서부 지역으로 진출했다. 지난 2012년 말 대전·세종에는 7개의 지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10개로 늘었고 수도권도 같은 기간 9개에서 19개로 지점이 확대됐다.

이처럼 전북은행이 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금융발전과 사회공헌 등 지역사회와 호흡할 총괄부서인 `지역본부`를 설치하지 않고 있고, 지역공헌도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세종에는 총 56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이 중 10명만이 대전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다. 지난 2008년 진출 후 신규채용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여전히 타 시중은행의 지역 인재 채용 비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전북은행은 대출요건을 완화하는 등 다른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을 흡수해 영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지 않는 만큼 지역의 자금이 전북 등으로 역외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은 월별·분기별·연간 계획을 세워 지역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직원들의 월급 1%를 적립해 지역 복지단체에 기부하는 등 지역의 공헌도를 차츰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에는 대전시 `2016년 자원봉사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소규모 은행으로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물론, 직원들의 기부까지 수익을 지역사회에 재환원하고 지역의 공헌도를 높이는 단계"라며 "지난 2008년 1호점이 개소한 이후 아직 점장급 직위를 가진 지역인력은 없지만 신규채용을 통해 일정 인력은 과장급까지 승진한 상태다. 앞으로 지역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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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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