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기반을 둔 은행이 대전과 세종지역에 잇따라 영업점을 내면서 지역은행 퇴직자를 영입하는 등 영업망을 확충하고 나서자 대전지역에 본부를 둔 은행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8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지난 2008년 11월 대전 둔산동에 1호 지점을 개소한 이후 지금까지 대전(8곳)·세종(2곳) 등 10곳에 지점을 운영중이다. 부산은행도 지역에 진출해 있으나 1곳의 영업점만 운영하고 있어 전북은행과 대조된다.

전북은행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기존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들을 출시해 영업이익을 확대하고, 지역 타 은행에서 퇴직한 이들을 영입해 그들이 관리하던 고객을 흡수, 수익을 내기도 한다.

전북은행은 대전과 세종을 발판 삼아 수도권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은행법의 규제에 따라 지방은행은 광역시와 특별시에만 지점 설치가 가능하지만 금융위원회에 건의해 경기 지역은 법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은 수원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19곳의 지점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지역은행이 없는 `대전`이 전북은행의 수도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전과 세종, 경기도에 29곳의 지점을 둔 전북은행은 지난 2011년 말 기준 총 자산이 10조 7975억 원에서 2015년 말 14조 3367억 원으로 약 3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전북은행이라는 이름으로 타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며 "대전·세종 지역에는 지역의 다른 은행에 종사하다 퇴직한 금융업계 종사자 10명이 현재 전북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의 공격적인 영업에 대전에 위치한 기존 은행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은행에서 퇴직한 종사자들을 영입하는 것은 자사 고객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북의 지역은행인 만큼 대전과 세종의 선순환 경제를 위해 얼마 만큼이나 공헌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지역의 금융권 관계자는 "전북은행은 수익의 상당수가 전북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지역의 선순환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퇴직 종사자를 영입하는 것은 그 사람이 이전에 근무하던 은행의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직자가 이전에 근무했던 은행은 어찌 됐든 피해를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달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