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시간 생활권 …환황해권 심장 잇자

장항선 복선전철화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중인 아산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장항선 복선전철화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중인 아산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은 서해안 교통의 요지로 급부상하며 환황해권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서해선 복선전철, 대산-당진 고속도로, 서산 비행장 민항유치 등 굵직한 사업으로 입체 교통망까지 구상하며 환황해권 시대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 역시 마친 상황이다.

그러나 보령-울진 고속도로를 비롯한 아산석문산단선, 대산항선 등의 추진 정도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충남이 아직 환황해권의 `진정한` 허브로 도약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충남의 입체 교통망이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면 수도권과 1시간 대 생활권을 구축하는 등 뛰어난 접근성을 확보해 향후 환황해권의 경제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도 환황해권 입체 교통망의 효과와 그 당위성, 현재 진척 상황과 보완점 등에 대해 짚어본다.

◇`대동맥` 서해선 복선전철, 장항선 복선전철화 필수=서해선 복선전철은 환황해 시대의 새로운 `대동맥`이라 불릴 정도로 환황해권 개발에 필수적인 교통망이다. 홍성역과 경기도 화성의 송산역을 연결하는 서해선 복선전철은 총연장 90.01㎞이며 충남도 내에만 43㎞ 구간이 이어진다.

서해선 복선전철은 새마을호보다 1.6배 빠른 시속 250㎞급 고속전철인 EMU-250이 운행된다. 덕분에 현재 1시간 49분이 소요되는 홍성에서 영등포까지의 구간도 53분으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2020년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 공사를 올해 전체의 3분의 1 수준까지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야만 개통 일정에 맞출 수 있고 도시계획의 큰 그림도 그릴 수 있어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해선 복선전철의 효과인 `남북 종단 간선 철도망`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될 경우 남쪽으로는 천안-온양온천 복선전철과 장항선, 북쪽으로는 원시-소사, 소사-대곡과 경의선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추후 북한을 지나 중국과 동북아를 잇는 `환황해 초광역철도`의 기능을 갖게 될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넓은 운송 범위는 경제 발전 기반의 조성을 가능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항만의 화물과 여객에 대한 철도 수송체계가 구축돼 경제 발전 축이 서해안으로 이동할 수 있는 덕분이다. 특히 관광객의 증가로 지역경제도 활성화 시켜 충남과 경기 지역에서만 생산유발 8조 7336억 원, 고용 창출 6만 6091명, 임금 유발 1조 3044억 원 등의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서해선 복선전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항선의 아산 신창-익산 대야 구간의 복선전철화가 필수다. 해당 구간이 충남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유일한 철도임에도, 현재 단선 비전철 노선인 디젤기관차가 운행 중이어서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서해선 복선전철이 2020년 완료될 때까지 장항선 복선전철화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호남선까지의 연계 운행이 불가능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까지 관련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고 내년 설계비까지 확보돼야만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합덕과 아산·석문산단을 잇는 `아산석문산단선`의 신설과 대산항에서 석문산단을 연결하는 대산항선의 조기 추진 역시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해야 할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대산-당진 고속도로 외 도로 인프라 확충도 시급=환황해권 시대의 경제 거점은 대산항이다. 물동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대산항은 전국 무역항 중 6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2009년 6471t이었던 물동량은 2015년 7851t으로 21%의 상승률을 보였고, 같은 기간 교통량 역시 1만 3000대에서 2만 2000대로 69%나 급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산공단은 울산공단과 여수공단 등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에서도 고속도로 접근성이 가장 열악해 물류비용이 최대 30%나 더 소요되는 실정이다. 울산공단과 여수공단은 고속도로 IC까지 각각 6㎞와 15㎞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대산공단은 무려 40㎞나 떨어져 있다.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부터 당진시 용연동 서해안 고속도로 남당진 분기점까지 24.3㎞를 잇는 대산-당진 고속도로가 완공될 경우 기존 40㎞에 달하던 대산공단과 당진 IC까지의 거리를 절반 수준인 24㎞까지 단축할 수 있다. 연간 운행비용 93억원, 통행비용은 447억원, 환경비용도 20억 원까지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교통사고 발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때문에 대산-당진 고속도로는 충남의 도로교통 인프라 구축에서 최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사업이다. 도 역시 올해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해 오는 2022년에는 개통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역시 필요하다.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 대상으로 선정된 보령-울진 고속도로 역시 환황해권 경제발전의 중핵으로 꼽힌다. 총 9조 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보령-울진 고속도로는 도에서만 1조 1137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타는 비용편익분석(B/C)수치 1 이상, 정책적분석(AHP)수치 0.5 이상일 경우 타당성을 인정받아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당위성이 높지만 규모가 큰 사업인 만큼 해당 사업의 예타 통과에 충남도뿐 아니라 지역 경제계에서도 관심이 적지 않다.

◇서산 민항 유치해 경제교류·관광객 유치 본격화 해야=서산 비행장 민항 유치 사업은 지역 관광 수요 창출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충남 서북부 지역은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하는 지리적 여건을 갖고있을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의 기간산업도 급속히 발전해 중국과의 활발한 경제 교류가 가능한 곳이다. 특히 2015년 공주와 부여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며 해외 관광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서산군 비행장 민항시설 설치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실시한다. 용역 이후 경제성이 입증된다면 민항 유치 사업은 예타 조사 여부를 가리고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된다.

서산시 고북면과 해미면 일대에 유치 예정인 서산 비행장은 1190만㎡에 2743m 길이의 활주로 2개와 유도로 4개가 있다. 사업이 실시되면 터미널, 계류장 등을 확충하고 E등급 항공기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덕분에 신규 공항 건설 사업비인 5000억원의 10% 미만인 465억원 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 용역에서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비행장 활용에 따른 직간접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서산 비행장이 기존 비행장을 사용해 사업비가 적고 경제성이 높다는 점, 인근 내포신도시의 잠재적 수요 등이 충분하다는 점 등의 다양한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전희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해선 복선전철 구간 중 해암 3터널 4공구의 시공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서해선 복선전철 구간 중 해암 3터널 4공구의 시공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서해선 복선전철 구간 중 안성천 횡단 교량구간의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서해선 복선전철 구간 중 안성천 횡단 교량구간의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서해선 복선전철 구간 중 아산 고가교의 말뚝 굴착 및 타설 현장. 사진=충남도 제공
서해선 복선전철 구간 중 아산 고가교의 말뚝 굴착 및 타설 현장. 사진=충남도 제공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