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강 포수는 미록 사냥을 중단했다. 그리고 비적사냥에 나섰다. 그는 아무 잘못도 없는 동료를 죽인 잔인무도한 비적에게 복수를 하려는 집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강 포수 일행은 야영을 했던 세 명의 비적들의 발자국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비적들은 자기들의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려고 계류에 들어가 도망가고 있었으나 강 포수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비적들은 계류에서 나와 험준한 바위산으로 들어가고 있었으나 강 포수는 계속 추적을 했다.

추적을 시작한 지 이틀만에 비적들은 그 바위산에서 다른 발자국들과 만나고 있었다. 여섯 명쯤 되는 발자국이었는데 역시 비적들의 발자국이었다.

인원이 아홉 명으로 늘어난 비적들은 다음날 새벽 사람사냥을 했다. 비적들은 여섯 명쯤 되는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 일어난 것을 기습하여 무자비하게 참살했다. 참살을 당한 사람들은 복장과 소지품 등으로 봐서 중국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부대에서 탈영한 자들인 것 같았다. 부패한 중국군은 사병들의 봉급도 제대로 주지 않고 혹사를 시키고 있었으므로 그 일부가 군의 장비들을 갖고 탈영하여 산중으로 돌아다니면서 노략질을 하고 있었다. 탈영병들이 강도 집단이 된 것인데 그들이 강도질을 하면서 돌아다니는 지역은 바로 비적들의 세력권 안이었다.

그래서 비적들은 자기들의 세력권 안에서 돌아다니는 그런 탈영병이나 범죄인들을 그냥 두지 않았다.

비적들은 역시 전문 살육자들이었다. 그들은 야영을 하고 있는 탈영병들이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 아직 제정신이 들지 않은 시기에 아주 근거리에서 일제사격을 가했다. 항거를 포기하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탈영병까지 모두 죽여버렸다. 그리고 그들 탈영병들이 갖고 있는 총 등 장비를 약탈했다.

비적들은 그러고는 또 바위산을 타고 장백산 북쪽으로 도망가고 있었으나 강 포수는 계속 그들을 추적했다. 끝까지 추적하여 복수를 할 집념이었다.

비적들이 도망가고 있는 첩첩산중은 예사로운 곳이 아니었다. 여기 저기에 있는 놈은 나무들 위에 감시소가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곳에 비적들의 산채가 있었다. 반쯤 땅속에 들어가 있는 집들이 열 채쯤 붙어 있었다. 지붕들이 잡풀들에 덮여 있어 발견하기가 어려운 산채였다. 확실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서른 명이상의 비적들이 있는 것 같았다.

강 포수는 신중했다. 강 포수는 산채에 접근하지 않고 거기서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로 올라가 망원경으로 산채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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