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값이 치솟으면서 금(金)계란 시대가 됐다. 계란 한판 가격이 1만 원대에 육박하는가 하면 곳에 따라 1만 원을 넘어가면서 계란을 공급받는 상인은 물론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전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판매 중인 계란 한판(특란 30개 기준) 가격이 9300원이다. 지난 26일까지 7000원대였던 계란 가격이 이날 9000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오른 것이다.

AI 발생 전 5400-5900원이었던 계란 한판 값은 AI 사태가 확산되자 6200-6800원대로 오르더니 금세 7200-7800원으로 인상된데 이어 이날 9300원으로 한달 새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은 1인 한판으로 한정해 판매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는 제한없이 판매했지만 AI 확산으로 인한 계란 부족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이달 중순부터 1인 3판, 최근 들어 1인 한판으로 규정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AI 사태로 산란계 살처분이 확대되면서 산란계가 없다 보니 계란 산지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해 상인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 AI로 계란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계란값이 대폭 오르고 있는데, 계란 한판 가격이 9000원을 돌파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마트의 계란 한판(대란 30개 기준) 가격은 6980원이다. 계란 한판 가격은 AI 발생 전에는 5980원, 지난 8일 6280원, 15일 6580원, 22일 6980원 등으로 증가 추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 인상 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유통업체가 아닌 소규모 동네 슈퍼에서는 계란 한판 가격대가 1만 원이 넘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전에 사는 주부 최모 씨는 "계란 한판을 1만 500원 주고 사왔다. 얼마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2배 정도 올랐는데, 그야말로 계란이 황금란"이라며 "아이들이 계란을 찾으니 사먹지 않을 수도 없고 이번 사태는 언제 정상화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사에서 AI 사태 장기화에 대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매장 차원에서는 물량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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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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