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조류인플루엔자(AI)의 어두운 그림자가 충주까지 손을 뻗었다.

지난달말 괴산에서 양성 반응이 확인되는 등 가금류 사육 중심지인 음성·진천·청주를 벗어나 사실상 충북 전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6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주시 대소원면의 한 농가에서 이 농장이 기르는 토종닭 137마리 중 1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간이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고병원성 여부를 정밀검사 중이다. 충주 지역은 구제역을 두 차례 경험했지만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주시는 이 농장의 남은 닭 127마리를 예방적 살처분 처리했다.

전체 살처분 대상인 217만9157마리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지역을 고려할 땐 무겁게 다가오는 소식이다.

그동안 충북에서 AI는 대부분 오리와 닭을 밀집사육하는 음성·진천·청주 등 중부지역에서 발생했다. 최근엔 괴산, 충주 등 남부와 북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북 전역이 위험지대가 된 셈이다.

충북도는 이날 도지사 특별지시(15호)를 내렸다.

모든 시군에 초소를 확대설치하고, AI 종식까지 추가적인 가금류 사육을 최대 억제, 조기출하를 유도하라는 내용이다.

특별지시에는 시장·군수, 간부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유관부서와 기관이 협업해 AI를 막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달라는 주문도 담겼다.

도는 AI 방역 예찰지역을 도내 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예찰지역 내 오리 신규입식을 금지하고 현재 사육하는 가금은 최대한 사육일령을 단축해서 출하하도록 할 계획이다. AI가 가라앉을 때까지 축사를 비우겠다는 얘기다.

또 신규입식과 기준 사육일령을 어기다 AI가 발생하는 농가는 살처분 매몰비용을 가축 소유주(개인 또는 계열사)가 부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달 17일 음성 맹동면 용촌리의 육용오리 농가가 도내에서 첫 AI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까지 충북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178만9157마리에 달한다. 앞으로 39만 마리가 추가 살처분될 예정이다. 살처분 대상 농가는 음성 43곳, 진천 27곳, 청주 5곳, 괴산 3곳, 충주 1곳 등 79곳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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