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일하면 디스크·손저림증 위험 서서 작업하거나 30분마다 스트레칭을

허윤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허윤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장은 겨울철 주부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일 중 하나이다. 김장이 끝나고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많은 후유증은 주부들을 며칠씩 앓아 눕게 만들 정도로 고된 작업이다. 허리를 자주 굽히고, 쪼그리고 앉아 작업하고, 차가운 물에 장시간 손을 담그며 일해야 하는 김장은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가사노동량으로 허리와 무릎은 물론 평소 쓰지 않던 근육 등 전신을 사용해 신체에 많은 무리를 주게 된다. 씻고, 절이고, 다지고, 무치고, 버무리는 과정을 장시간 동안 해야 하는 김장은 평소보다 손과 손목 사용이 많아 손이나 손목이 저리는 경우가 많다. `손이 저리다`, `얼음 속에 손을 넣은 것처럼 차다` 등의 증상으로 흔히 혈액 순환의 문제라고 스스로 판단해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손저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수근관 증후군으로 설거지나 청소 등 반복적인 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특히 40-60대 가정주부가 전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질환은 정중신경이 손목관절의 전방에 위치하는 터널모양의 수근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주위 구조물에 눌려서 발생한다.

증상은 엄지와 2·3·4번 손가락의 저린감 및 이상감각이 발생하고, 손목이나 전완부에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팔꿈치와 어깨까지 저리기도 한다. 흔히 밤에 잠을 자다가 손가락 끝이 저리고 아파서 잠에서 깨어난다고 호소하며, 질병이 진행한 경우 손끝의 감각 저하 및 엄지와 손목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되게 된다. 손목을 두드려서 손가락에 통증 또는 저린감이 발생하거나, 1분 동안 손목을 구부린 상태에서 통증과 이상감각이 나타나면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같은 손저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손, 또는 손목을 사용하는 작업 시 자세를 똑바로 하고 1시간마다 스트레칭을 실시해야 한다. 김장을 담글 때 주부들의 자세를 보면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의 자세로 장시간 작업을 하게된다. 이 자세는 무릎을 90도 이상 심하게 구부리게 하고 체중이 무릎관절과 엉덩이 관절에 가해져 관절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을 펴 주는 것이 좋다.

또 목욕탕 의자처럼 작은 보조기구에 앉아서 작업할 경우 그냥 바닥에 앉는 것보다는 무릎에 덜 무리를 주지만 허리와 어깨에는 오히려 부담을 더 줄 수 있다. 특히 보조의자에 앉아 작업하면 엉덩이의 위치가 높아져 손이 바닥과 멀어지므로 양손을 쓰기 위해서는 허리와 어깨가 많이 앞으로 굽혀지게 된다. 이로 인해 하중이 요추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에 가해져 손상을 일으킬 위험도 높아진다. 가장 좋은 자세는 양다리의 하중에 실리는 힘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서서 작업하는 것이다.

김장을 담글 때에는 물기가 많아 낙상의 위험도 많아진다. 장년의 여성과 노인층은 가벼운 충격에도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골절의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김장을 담글 때 가장 좋은 자세는 똑바로 서서 하는 것이지만, 부득이 앉아서 작업을 할 경우 등을 벽에 붙여 무릎과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켜 작업하는 것이 좋다. 다리는 45도에서 90도 가량 벌려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가 관절에 가장 부담이 덜 가는 자세이며, 작업 중 30분마다 한 번씩 온몸을 스트레칭 해야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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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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