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요통 15%·골반통증 40% 차지 정확한 검사 통해 맞춤형 치료해야

이병호 건양대병원 통증크리닉 교수
이병호 건양대병원 통증크리닉 교수
우리가 흔히 골반이라고 많이 부르는 천장관절은 골반을 구성하는 뼈인 천골, 그리고 엉덩이뼈인 장골을 연결하는 부위를 뜻한다. 천장관절은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고 체중의 부하를 받는다. 천장관절에 손상이 생기게 되는 것을 천장관절증후군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만성 요통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천장관절 통증은 만성요통의 약 15%, 전체 골반통증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질환이다.

천장관절은 많은 근육과 인대가 연결돼 있으며, 걷거나 뛰는 경우 발생되는 하중에 대해 몸의 균형을 안정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안정된 관절이기는 하지만 다른 관절에 비해 관절의 운동 범위가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근육의 힘이 지속적으로 불균형 상태가 계속되면, 골반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의 안정성이 약해지면서 천장관절에 영향을 미쳐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날 때 통증이 가장 심하고, 기상 후 활동을 시작하면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디스크나 추관절증후군이 움직일수록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천장관절 증후군의 주된 원인으로는 잘못된 생활자세로 관절을 이루고 있는 인대에 지속적인 변형이 정도이상 진행돼 손상이 생기거나 교통사고, 또는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한 손상, 노화에 의한 관절의 마모와 퇴행성 손상 등이 있다. 특히 임신과 출산을 통해서는 인대의 손상이 생기고 그 이후에 육아로 인해 아기를 안고 서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악화돼 통증이 증가될 수 있다. 여성들은 임신 중에는 몸의 결체조직을 이완시켜주는 호르몬이 분비돼 분만 시에 천장관절을 연결하는 인대들이 이완되면서 골반이 벌어지게 된다. 분만 후에 충분한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가사노동을 하게 되면 인대가 이완된 상태로 방치되어 천장관절이 불안해져 둔부에 통증이 생기게 된다. 위와 같은 특정 원인이 없는데도 통증이 계속되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여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천장관절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파악을 끝낸 후 원인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단순관절의 강직인 경우엔 운동과 물리치료로 관절을 부드럽게 해 통증을 완화하고 약물치료를 함께 시행해 통증과 염증을 줄여줄 수 있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통증이 있다거나 수술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통증이 지속된다면 `고주파 열 응고술`이 효과적이다. 고주파 열 응고술이란 고주파의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조직을 응고시키는 방법이다. 운동신경의 응고는 피하고 통증과 관련된 감각신경만을 선택적으로 응고시키므로 운동약화 등의 심한 부작용은 없다.

천장관절증후군 또한 요통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지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달리 진단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증상에 대한 절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상당하다. 요통의 원인질환을 확실히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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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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