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축농증 아이 '편도 비대' 의심 방치땐 치아 부정교합… 절제술 필요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편도-아데노이드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사람은 7만 3407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같은 해 `편도염`으로 진료받은 전체 인원은 796만 5422명이었다. 연령별로는 9세 이하 환자의 비율이 전체 진료인원 중 22.9%를 차지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아이의 `편도가 크다`, `아데노이드가 크다`라는 이야기를 가끔씩 듣는다. 편도는 일반적으로 혀 뒤, 목젖 옆에 위치하는 구개편도를 말하고 아데노이드는 코의 맨 뒤쪽에 위치하는 인두편도를 의미한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태어날 때는 크기가 작지만, 신체가 성장하면서 커지며, 10-12세 정도에 가장 큰 크기가 되고 이후부터는 크기가 줄어든다.

소아의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원래 성인보다 크지만, 과도하게 큰 경우를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목 속은 편도 때문에 막혀 있고, 코 뒤는 아데노이드 조직에 꽉 막혀 있다. 따라서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생겨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깊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어 또래아이들보다 키가 작은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귀와 연결되는 유스타키오관을 막아 중이염도 자주 생길 수 있다. 코로 공기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부비동염(축농증)이 잘 생기고 약으로 잘 낫지도 않는다. 코막힘 때문에 집중력이 저하됨은 물론, 오랜 기간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되면 턱이 작아지고 치아의 교합도 잘 맞지 않는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형될 수 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감염에 대한 방어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3세 이상에서는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이 없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커져 몸에 이상을 일으키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편도는 입을 벌려 혀를 누르면 그 크기를 정확히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아데노이드는 코 뒤쪽에 위치하므로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코내시경이나 X-선 검사로만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성인에게 편도 절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어릴 때 매우 커져 있던 편도가 작아지지 않고 여전히 커져 있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는 경우, 편도선에 자주 염증이 생겨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이 있는 경우다. 또 편도선 옆 공간에 고름이 고이는 `편도주위농양`이 생기는 경우에도 수술을 해야 하는데, 편도주위농양은 심하면 고름이 목 주위 공간을 타고 신체 다른 부위로 퍼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편도 표면의 작은 홈에는 편도결석이라는 것이 생겨, 악취가 나는 작은 알갱이가 목에서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편도 안의 분비물과 세균이 쌓여 생기는 것인데, 이런 경우 가장 확실한 해결방법 역시 편도 절제 수술이다. 수술은 대부분 전신마취 하에 시행되며,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개 2-3일 정도 입원이 필요하다. 아데노이드의 경우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미세흡인절삭기나 고주파절삭기 등을 이용해서 아데노이드를 거의 대부분 제거할 수 있으므로 재발률이 매우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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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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