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틈엔가 우리의 식단은 너무도 풍요로워져 있다. 특히 과도한 육식,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는 중요한 암 발생 원인 중 하나다. 소식하고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은 암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이다. 암의 원인 중 식이가 차지하는 부분은 35%에 달한다고 한다. 즉 암의 3분의 1은 우리가 매일 접촉하고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음식물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이암의 관리와 예방법에 대해 유화승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식습관, 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간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토양이 기름진 곳에서 자란 나무는 잎과 과일이 풍성하게 열린다. 그러나 산성화되고 척박한 땅에서 자란 나무는 왜소하고 볼품 없이 자라고 심지어 돌연변이나 기형이 발생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환경이라는 조건에 영향을 받게 된다.

암은 환경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외부환경이 내부와 접촉하는 경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이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이를 음식상(飮食傷)이라 하고 병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음식상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과식을 피하고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이다. 침 속에는 아밀라제(Amylase)라는 효소가 들어 있어서 1차적으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만일 충분히 음식물과 혼합이 안 될 경우 그 부담이 모두 위로 전가가 된다.

또 침 속에는 발암물질을 해독한다고 알려진 항산화물질인 `페록시다아제(Peroxidase)`와 항노화물질인 `파로틴(Parotin)`이 들어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고 소식 및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습관은, 공해에 찌든 환경에서 살고 있고 과다한 음식에 노출이 돼 있는 현대인들에게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불규칙한 식생활 습관이다. 과식을 일삼고 아무 때나 음식을 먹는 잘못된 식습관을 우리는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층에서의 암 발병률이 높은데 그 원인으로 가장 유력하게 추측되는 것이 바로 인스턴트 음식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다.

◇암 환자에게 무조건 채식 강요 좋지 않아=항암제나 방사선치료를 병행할 때 채식이 암에 좋다고 해서 무조건 채식만 한다면 결국 체력저하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각 치료시기별로 얼마나 효율적이고 정확한 관리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지 오로지 한 방법만으로 기적의 치료법을 찾아 헤매는 것은 잘못된 접근방식인 것이다.

수술 후에는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이 좋으므로 담백한 살코기 부위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시에는 식욕저하, 전신무력 등 체력이 많이 떨어지므로 기름기를 제거한 사골국물이나 맵지 않은 추어탕 등 보양식을 섭취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전이·재발을 방지해야 하는데, 평소의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했던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제한해야 하고 조리법 또한 중요한데 태우거나 국으로 섭취하는 것보다는 샤부샤부처럼 물에 데치거나 백숙, 수육처럼 푹 삶아 살코기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침에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이 들어 있으므로 육류를 섭취하실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이 씹어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운동부족, 암이 잘 발생하는 환경 조성=현대인들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경제적 풍요에 의해 먹는 양은 늘어만 가고 항상 운동은 부족하게 된다. 운동부족은 신진대사를 저해해 종국에는 암이 잘 발생하는 환경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젖산과 같은 피로물질이 몸에 많이 쌓이면, 결국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체내 산소공급률이 급격히 떨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울혈`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인체는 점점 더 산성화되고 각종 대사장애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암성악액질(cachexia)의 병리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때문에 항암제 치료 도중이라고 침대에 누워만 있는 것보다는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체력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 또 암을 예방하거나 전이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비만한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의 암 발생률을 관찰한 결과 비만한 사람에게서 유방암, 대장암 등의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비만환자가 암이라는 질환에 이환될 확률이 높다는 뜻으로 평소에 적절한 운동을 통해 비만 등을 관리하는 것이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결과다.

또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클레어 스테빈슨 교수는 운동의 질병치료 효과에 관한 36건의 연구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운동이 백혈병,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환자들의 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요법 등 항암치료가 신체기능 저하, 피로, 구토, 우울증, 불안 등의 부작용을 수반하며 이런 암 환자가 운동을 하면 육체적, 정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한 시간 이상씩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가족들과의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 배드민턴 등 가벼운 운동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며 기공이나 호흡법을 생활 속에서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적절한 운동은 암을 예방하게 하고 이미 암에 걸린 경우라도 그 증세개선 및 전이·재발 방지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전희진 기자

◇전이암이란

암이 발생한 부위(원발암)나 이곳에서 발생한 암세포가 혈액순환이나 림프순환을 통해 신체의 다른 부위로 퍼져나가 새로운 종양, 암으로 자라는 것을 말한다. 암은 전이되지 않고도 재발할 수 있으며, 재발을 일으키지 않고 전이 될 수 있다. 암으로 사망하는 대부분의 환자는 암세포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에 전이된 암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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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유화승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교수
도움말=유화승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교수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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