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범 홍주지명되찾기 범군민운동본부장

"지역 정체성 확립과 도청이 소재한 충남의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홍주지명되찾기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최근 홍성 지역에서 지명을 `홍주`로 변경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홍성이라는 지명이 일제의 잔재로 천년 역사를 간직한 홍주로의 지명변경을 통해 옛 영관을 되찾기 위해서다. 그 중심에 홍주지명되찾기 범군민운동본부가 있다.

오석범(64·사진) 홍주지명되찾기 범군민운동본부장은 "홍주 지명 탄생 1천년(2018년)을 앞두고 홍성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범군민운동본부를 세우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면서 "일제 강점기에 지명이 바뀐 온양시와 대천시 등도 각각 아산시와 보령시 등으로 본래 지명을 되찾았지만 홍성만이 옛 지명을 찾지 못했다. 100년간 잃어버렸던 홍주란 지명을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주 지명 되찾기는 지역의 뿌리를 되찾는 것이자 일제의 잔재를 정리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지역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게 오 본부장의 포부다. 조선시대 홍주(洪州)는 충청 서부지역의 중심지로 경기 평택에서 서천까지 22개 군·현을 관할했던 행정, 교통, 문화, 군사 분야의 중심도시였다. 하지만 1914년 일제가 실시한 전면적인 행정구역 개편으로 홍주를 결성현과 병합하면서 홍주의 이름을 잃게 됐다. 지금의 홍성은 홍주의 홍(洪)과 결성의 성(城)을 합쳐 만들어진 명칭이다.

오 본부장은 "일제에 의해 지명이 바뀌고 다시금 지명을 되찾은 지역은 군(郡)에서 시(市)로 발전을 거듭했으나 홍성만이 지명을 찾지 못하고 지역경제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지명 되찾기를 통해 정체성 확보와 지역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홍주지명되찾기 범군민운동본부는 전직 국회의원, 전직 군수, 전직 군의회 의장, 전직 군의원들, 대학교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 지역의 오피니언들이 힘을 합쳐 운영 중에 있다. 지난해 2월 정식 발족해 오석범 본부장을 비롯 이규용·전용상 전군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고 일반시민 300여명도 운동본부 소속으로 지명 되찾기에 한창이다.

홍주지명되찾기 범군민운동본부의 주요활동 내용은 지명 되찾기의 당위성 홍보와 군민의 참여도 제고를 위한 전문가 그룹의 학술세미나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각종 의견 수렴을 위한 사회단체장 초청 간담회, 스티커 제작을 통한 거리 홍보 등도 본부의 주요활동이다.

범군민운동본부는 향후 군민 서명운동도 계획하고 있다. 출향인을 포함 10만명 내외로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지역의 관급 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한 과제다.

오 본부장은 "홍성군과 홍성군의회 등과 함께해 지명 되찾기 사업을 전개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며 "각급 기관의 협조 없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향후 군민서명운동을 통해 중앙정부와 국회 등에도 지원요청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성군의회 4대, 5대, 6대 10년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홍주 지명 되찾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면서 "현재 일반 시민의 자리에 있지만 의정활동의 경험을 살려 각급기관과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홍주란 지명을 꼭 되찾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어 "현재 홍성군이 시승격에 맞춰 홍주지명 변경을 꾀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산절감 등을 위해 바람직하지만 홍주지명 찾기는 하루빨리 이뤄내야할 시급한 과제다"며 "시승격 준비에 앞서 지명 되찾기와 관련 행정력을 집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제안했다.

도청 이전에 따른 내포신도시 조성 등 홍성군이 시승격의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나 홍주지명 변경에 따른 지역의 정체성 확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결과제라는 얘기다.

오 본부장은 "내포신도시에 입주한 사람들 중에 타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다. 이들에게 홍주지명되찾기를 설명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다"며 "내포 이주민에게도 `충절의 고장`, `홍주지명의 정체성` 등을 홍보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성이라는 지명을 100년 동안 사용해왔다. 이제는 1000년 이상 홍주란 지명을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명 되찾기를 꼭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지역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지역발전도 도모해 나갈 것이다. 나아가 홍주지명 되찾기를 통해 시승격도 꾀해 나갈 것이다. 시민들의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말했다. 맹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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