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간경변, 간암 등의 간질환은 대한민국 40대 이후 남성 사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대부분 만성 B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이 동반된 경우가 많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다. 급성 감염의 경우 대부분의 발열, 두통, 전신통, 식욕부진 등 감기와 같은 전신증상이 선행해서 나타나고 이후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감염환자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인 바이러스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중년남성의 주적, 간염에 대해 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간염, 다양한 경로로 전파돼=A형 간염의 경우 어린이는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지만, 성인은 심한 황달과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을 보일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전격성 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B형 간염은 성인에서의 급성 감염은 흔치는 않으나 A형 간염 때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어머니로부터의 수직감염이므로 만성 간염을 더 흔하게 볼 수 있고, 이러한 만성 간염의 경우에는 바이러스 활성이 증가하고 간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 제거기나 재활성기가 되지 않으면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지낼 수도 있다. C형 간염의 경우는 특별히 한 시점을 잡아 급성 감염을 진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생활 중에 전파돼 발생하는 경우에는 급성인지 만성인지를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D형 간염은 B형 간염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간염으로 알려져 있고 E형 간염은 A형 간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아직 국내에서 흔하지는 않다.

B형 간염 이외의 다른 간염 바이러스들은 RNA 바이러스이며 한 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잠복기는 한 달에서 6개월까지 다양하다. A형 간염과 E형 간염은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을 통해 전염된다. 우리 병원에서의 A형 간염에 대한 연구는 어패류에 의한 전염이 31%, 여행 시 전염이 22%, 친지와의 접촉에 의한 전염이 11%였으며 약수에 의한 감염도 11%나 됐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다른 사람의 모세혈관을 통해 전염된다. 일상생활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 등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바늘이나 침,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등 혈액이 묻을 수 있는 것은 함께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배우자에게 항체가 있을 경우에는 안전하다.

◇먹는 약, 주사제 등으로 치료 가능하지만 일부는 입원 필요=대부분의 급성 간염은 증상에 맞게 치료하고 간장보호제와 더불어 고열량 고단백식으로 영양상태를 좋게 하여야 한다. 특히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현재 B형 간염의 치료제로는 주사제와 먹는 약이 있다. 주사제는 사용기간이 1년으로 정해져 있고 먹는 약은 편리하고 비교적 저렴하며 다른 약제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안전하지만, 치료기간이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또 오랜 기간 치료할수록 생기는 내성 때문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C형 간염의 표준치료는 주 1회 페그인터페론 주사와 매일 복용하는 약제로 치료하며 70% 정도는 완치된다. C형 간염의 종류에 따라서 2형이나 3형의 경우는 치료율이 90%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간경변이 있거나 오랜 동안 질환을 앓은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경구약제만으로 3-6개월 치료로 90% 이상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비용이 비싸고 약물상호작용을 충분히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A형 간염은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고 대부분이 저절로 호전되지만 성인, 특히 40대 이후에서는 치사율이 증가하므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B형 간염은 소아에서 수직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90%가량이고 성인에서는, 반대로 약 1%에서 만성으로 진행한다. 만성 B형 간염에서 간경변으로 10-30% 정도 진행하고, 1.5-6.6% 정도는 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C형 간염의 경우에는 만성화율이 높아서 약 70-80% 정도가 만성간염이 되고, 이 중 간경변증이 20-30%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개인위생 철저해야=A형 간염과 E형 간염의 예방에는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고 특히 20대 이하에서는 A형 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B형 간염은 1980년대에는 유병율이 10%를 넘던 것이 1983년부터 어린이 예방접종, 1995년 신생아 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확연히 효과를 보았다.

2005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체 유병률은 약 4.4%이며 30대와 40대는 6%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국민 건강영양조사에서는 3%의 유병률을 보였다. 성인에게도 항체와 항원이 없다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B형 간염이 있는 산모의 신생아, 주사바늘에 찔리는 경우, 간염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피부나 점막이 노출된 경우에는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고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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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간염은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바이러스성 간염은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도움말=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도움말=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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