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코막힘… 휘어진 코뼈 교정하세요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직장인 김모(34)씨는 여름만 되면 고역이다.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에 심하게 시달리는 탓이다. 지난 여름에도 사무실 에어컨이 가동되자 코가 막히고, 콧물과 재채기가 쏟아져 업무를 보는데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 김씨는 비염 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만성적인 비염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다. 그러나 `비중격만곡증`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비중격만곡증은 콧구멍과 콧속 비강을 둘로 나누는 칸막이인 비중격이 휘어져 생긴다. 원인은 다양하다. 코뼈 골절 등 콧등의 외상 후 발생하거나 비부비동종양 등에 의한 압박으로 비중격이 휘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비교적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는 경우다.

하지만 선천적인 원인을 포함하여 비중격만곡증의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 때의 외상으로 비중격의 탈구가 발생하거나 비중격연골의 미세 골절이 있는 상태에서 코가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인 1-5세와 11-17세에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중격만곡증의 주된 증상은 코막힘이다. 대개 비중격이 휘어서 좁아진 쪽의 코막힘을 호소하지만 양측의 코막힘이 번갈아 가면서 생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오히려 넓은 쪽의 코막힘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비중격만곡증에 의해 넓어진 쪽의 비강은 보상 반응에 따라 하비갑개의 점막이 점점 두꺼워지는 비후성 비염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보상 반응의 정도나 알레르기비염 등 다른 질환의 동반 여부에 따라 코막힘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코막힘이 심하면 구호흡, 즉 입으로 호흡하는 증상이 동반되며 △머리가 무거운 증상, 집중력 저하에 따른 기억력 감퇴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비중격만곡증은 후비루나 후각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잦은 코감기, 즉 급성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비중격만곡증은 비강내시경 혹은 전비경(anterior rhinoscopy)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환자의 뺨을 바깥쪽으로 당겼을 때 콧구멍이 같이 당겨지면서 코막힘이 호전되는지를 확인하는 코틀 검사(Cottle test)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또한, 비부비동염 등 동반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CT)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비중격만곡증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고, 비부비동염과 같은 동반질환이 없는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그러나 다양한 조치를 해도 코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비중격교정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전신마취 또는 코 부분마취로 진행하며 코 안으로 절개해 휘어진 뼈나 연골부를 절제하거나 여러 교정술을 이용해서 휘어진 부위를 바로잡게 된다. 많은 경우 비강의 넓은 쪽에는 하비갑개의 비대증이 같이 동반되므로 비중격 교정술과 함께 하비갑개 축소술을 같이 시행한다. 비중격 앞쪽과 위쪽의 만곡증이 심한 경우 코 안으로 시행하는 비중격교정수술 만으로 완전한 기능 개선이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외비성형술 접근에 의한 비중격교정술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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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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