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6주년 특집 - World Best

영천시에 설치된 조류 제거를 위해 용존공기부상법이 적용된 Ubi-DAFF 시스템. 사진=삼진정밀 제공
영천시에 설치된 조류 제거를 위해 용존공기부상법이 적용된 Ubi-DAFF 시스템. 사진=삼진정밀 제공
물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대전에는 물 산업에 사용되는 밸브 및 배관류를 제조하는 국내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향토기업 삼진정밀(대표 정태희)이 있다. 삼진정밀은 국내 1위의 물산업 밸브 제조 메이커로서 우수한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회사다.

◇세계 최초, 최고 기술력 갖춘 삼진정밀=이 기업은 고도 정수 처리에 적용하는 오존처리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재질의 밸브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상수관로가 땅에 묻혀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생양극법이라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밸브에 적용해 국내에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밸브가 단순히 물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 녹 문제도 해결하고 세균성 물질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능까지로 확대되는 데는 삼진정밀의 기술력과 열정이 담겨줘 있다.

삼진정밀은 지역 간 물 수요도 다르고 사용 위치도 달라서 생겼던 수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압력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밸브도 개발했다. 현재도 눈에 보이지 않는 땅 밑 배관에 삼진정밀의 밸브가 설치되어 수압을 조절하며 관이 파열되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

이 기업의 컨트롤밸브는 관의 압력을 에너지로 사용해서 전기 없이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개발 노력으로 창업 이래 4차례나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특허 등의 지적재산권도 200여 개나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 삼진정밀은 밸브의 역할을 업그레이드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IoT) 기능을 밸브에 적용하고, 관에 설치된 밸브끼리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 문제가 발생되는 것을 사전에 감지해 전체 시스템이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하고 있다.

삼진정밀은 기존의 전기적인 신호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광을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한국광기술원과 공동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3년간 36억 원의 정부출연금을 받으면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삼진정밀의 밸브 개발 기술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영역으로 도전=삼진정밀은 밸브 제조 영역을 넘어 새로운 영역에 회사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수처리 공법과 장치 등 엔지니어링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롭게 유비워터스 (UbiWaters) 브랜드를 도입, 물산업 밸브 분야에서 만들었던 국내 최고의 브랜드를 수처리 엔지니어링에서도 연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정태희 대표는 "각 제품을 연결하는 물산업의 시스템은 결국 제조를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다"며 "삼진정밀은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제조라는 영역을 새롭게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마을에 있는 간이급수시설의 정수장치인 유비퓨어시스템 (Ubi-Pure System)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간이급수시설은 단순 염소소독만을 하거나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고 물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가의 정수 장치를 도입했지만 운영비가 많이 들거나 관리의 어려움으로 방치되고 있다.

삼진정밀은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특정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는 모듈 장치를 개발하고 사용자가 냉장고처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 시켰다. 간이급수시설의 오염원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합한 모듈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초기 설치 비용 및 향후 관리비용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염원에 맞는 처방을 통해 필터와 여제를 선정하고 전국 단위의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최근에는 특정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는 한국형 여제 선정을 위해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

◇시스템 제조도 이젠 우리 기술로=삼진정밀은 `시스템 제조`라는 분야를 정수장에 유입되는 물에 조류를 제거하는 시스템과 설비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온도가 높은 최근에도 정수장에서 이용되는 하천에 녹조류가 발생하여 정수를 하더라도 물맛이 안 좋고 냄새가 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삼진정밀은 발생한 조류를 미세한 공기 방울로 부상을 시켜 제거하는 용존공기부상법을 적용한 시스템 개발 (Ubi-DAFF) 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존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 대비 3배에서 4배까지 더 처리할 수 있어 필요 설치 면적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녹조류나 남조류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시스템 설비 내부에서 흡착할 수 있어 처리된 물의 맛이나 냄새, 독성까지 잡아 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시스템의 실증을 위해 영천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영천정수장에 시스템 실증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천시에서는 성공적인 실증화가 된다면 고도정수처리 시설 변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3년간 21억 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으면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 기업은 물산업 기저에 있는 밸브 제조를 통해 성장해 왔지만,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미세공기를 이용해 오염원을 부상시키는 방법과 함께 이번에는 가라앉히는 침전법을 이용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미래 먹거리 생산과 지속성장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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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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