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박병준 중위 전투 조종사 꿈 이뤄

고등비행교육 마친 박병준 증위.  사진=공군본부 제공
고등비행교육 마친 박병준 증위. 사진=공군본부 제공
"고조부님과 할아버님의 뜻을 이어받아 조국의 영공을 수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군의 `16-2차 고등비행교육`을 수료한 박병준(24) 중위는 항일 투쟁의 첨병으로 활약한 고조부, 그리고 6·25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조부의 뜻을 받들어 우리나라를 수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박 중위의 고조부인 고(故) 박수천 옹은 항일 의병장 신돌석 장군의 참모장으로 활약한 바 있다.

신돌석 장군은 을사늑약 이후 물밀듯이 일어난 항일 투쟁의 대표적인 의병장이다. 의병 100여 명과 함께 투쟁을 시작한 신 장군은 강원도 원주·삼척·강릉, 경북 영덕·영양 등에서 큰 활약을 펼치며 일본군을 소탕했다. 명성을 듣고 각지에서 몰려든 의병으로 부대가 3000명 정도로 증가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이 같은 승리의 밑바탕에는 각 참모들의 뛰어난 전술이 있었다. 신돌석 장군의 참모장으로 활약했던 박수천 옹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0년 건국포장을 받았다.

박 중위 집안의 호국 정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 중위의 조부인 박종칠 옹 역시 6.25 전쟁에 참전한 용사였던 것. 박종칠 옹은 전쟁 당시 강원도 지역의 육군 병참부대에서 근무하며 국토방위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박 중위 가문의 가훈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일 만큼 대대로 국토수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덕인지 그 역시 가풍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공군사관학교 63기로 임관한 박 중위는 사관생도 시절부터 모범 생도로 손꼽히기도 했다. 남다른 태도와 열정으로 모든 훈련에 임한 그는, 비행교육 과정 중 가장 힘든 고등과정에서 `비행대대 대표 학생조종사`라는 직책을 맡았다. 박 중위의 이 같은 봉사정신 덕분에 다른 동기들은 비행교육에 오롯이 전념할 수 있었다.

박 중위는 "많은 교관 조종사들로부터 비행교육뿐만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서의 참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고조부님과 할아버님의 뜻을 이어 조국 영공수호 임무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공군은 11일 제1 전투비행단 기지 강당에서 실시된 `16-2차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을 통해 박 중위를 포함한 38명의 새내기 보라매를 배출했다. 1년 8개월간의 엄격한 교육을 마친 교육생들은 이날 공군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수여받았다. 수료식은 선배 조종사들을 추모하는 `명예의 단상` 의식을 시작으로, 수료증서 수여, 우수자 시상, 빨간 마후라 및 조종흉장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현대전에서 공중우세를 확보하는 것은 전쟁에서의 승리를 담보하는 가장 핵심적인 조건"이라며 "어떤 상황이라도 반드시 승리하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조종사로서 최고의 기량을 갖추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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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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