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는 5년 전 귀농해 부인과 둘이서 6000㎡ 비닐하우스 포도밭을 정성으로 일구면서 수입종인 베니바라도와 흑바라도를 재배하고 있다.
거봉 크기에는 못 미치지만 캠벨얼리 보다는 알이 굵고 씨가 없어 비싼 값에 팔리는 고급포도다.
지난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본 그는 올해는 수확량이 2배 가량 늘 것으로 기대하고 결실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지난 16일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할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할 포도송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의 포도밭은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마을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외딴 농경지에 도둑이 든다는 소문은 가끔 들었지만, 마을복판 밭까지 도둑이 들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그가 지난 15일 오후 늦게까지 포도밭에서 일했던 점을 감안 할 때 도둑은 그날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침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순식간에 비닐하우스 3채(2400㎡)에서 약 2t이 넘는 포도를 싹쓸이할 정도로 대담한 범행이다.
더욱이 화약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친 환경포도농사에 주력하는 등 친 환경인증까지 받은 열정을 높게 평가받아 올해 옥천군이 선정한 포도 왕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그의 포도는 22-24일 열리는 옥천포도축제에 전시용으로 출품 예정이었다.
송씨는 "도둑 맞은 포도는 단순한 농작물을 넘어서 나와 아내의 땀이 배고, 귀농의 꿈이 담긴 성과물"이라며 "지난 1월 보온을 시작한 뒤 6개월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식처럼 돌봤기에 가슴이 아프다. 옥천포도축제에 출품하기 위해 특별관리하던 것도 있다. 도둑 맞은 포도밭을 보고 있자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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