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과의 토론회 -민선 6기 상반기 평가·전망

"언젠가는 행정수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화두를 잊지 않고 있다. 실질적인 행정수도를 만드는 일에 최우선으로 여기고 일을 추진하겠습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민선 6기 상반기 평가에 대해 "실질적 행정수도를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고 "개헌 논의와 함께 국회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이 국회분원 설치를 최우선 가치로 둔 것은 국회분원을 세종시에 두게되면 행정 비효율 극복과 함께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성큼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행정도시`와 `세종`이란 브랜드 파워가 가지는 시민들의 자부심이 상당히 크다"면서 "이름에 걸 맞는 품격 있는 도시건설을 통해 세종시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6기 상반기에 대한 자체 평가는. (김영진 지역정책포럼 공동대표)

"임기의 절반이 흐른 지금, 큰 과오 없이 잘 진행해왔다고 말하고 싶다. 잘 진행되는 사업도 있고 다소 미진한 사업도 있다. 아쉬운 부분은 MB정부의 수정안 논란, 신설부처 이전고시 지연, 저조한 예산 투입 등으로 세종시 건설이 약 2년 정도 지체됐다. 또 신도시 유입인구도 당초 예상보다 4만 명이 적은 약 11만 명에 그쳤다. 그렇지만 총제적으로 봤을 때 출범 4년차인 시는 계획대로 잘 성장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2단계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더 좋은 도시로 발전한다고 자부한다."

-행복도시 기존 건설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구 연기군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을, 서울에서 내려온 공무원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원도심과의 격차를 해소할 계획은 무엇인가.(신희권 충남대 교수)

"시정목표 중 하나가 `조화로운 균형발전`이다. 청춘조치원사업과 로컬푸드 추진 등 원도심과 신도심간에 격차해소를 시정의 우선순위 가운데 굉장히 높이 두고 진행 중이다. 실제 그 사업을 추진하는 예산도 많이 반영돼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말하셨는데 이처럼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단 행정수요로 나타나는 부분을 빨리 해소해주는 것이 시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인프라가 낮은 원도심의 인프라를 빨리 개선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춘조치원 사업이 바로 그 방법이다. 실제 지역개발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투자 이후 가시적 효과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 후에 나타나지만 현 시점에서도 조치원 시민이 미래에 대해 설계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상당부분 효과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의 정부청사 이전, 새로운 기능 형성에 대한 하드웨어 구축은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다 만족 수준으로 좋아졌다. 이제는 소프트웨어로 눈을 돌려야 한다. 세종시민들의 정체성과 주인의식 고양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성선제 고려대 교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가 고민해봐야 하는데 세종시는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파워가 있는 도시다. 첫째는 `행정수도`, 둘째로는 `세종`이라는 도시 이름이다. 세종대왕이 잘 알려져 있어 세종이란 이름이 가진 힘은 크다. 시는 이름에 걸맞게 품격, `격조 있는 도시 브랜드 세종`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종시민의 공동체의식과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공동체의식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방안으로는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있다. 소프트웨어에 대해 말하셨는데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문화·예술·체육 이런 쪽이 아닌가 싶다. 문화·예술·체육 활성화를 위해 시는 내후년까지 예산 규모를 지금보다 두배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문화재단 설치와 전문가를 통해 질적 수준도 높일 계획이다."

- 세종시가 문화재단을 설치를 앞두고 있는데 문화산업 기초 단계가 중요하다. 문화재단 설치와 더불어 영상 문화산업진흥원이나 미디어센터 등을 덧붙이는 것은 어떤가. 또 문화재단 전문가 활성화의 구체적 계획은 있나.(김창수 도시문화정책연구소 대표)

"지금 현재로서는 문화재단 설치를 두고 `시세와 문화적 역량을 봤을 때 급한 것이 아니냐`는 이견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 한다. 문화재단을 만드는 것 까지도 문화예술을 아는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 초기의 문화재단은 엉성하겠지만 만들어 가는 일마저도 문화계 사람들에게 맡기고 싶다. 세종시 나름의 문화예술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을 주도하는 것이 우리 시민이었으면 한다. 초기의 문화재단은 중립적인 사람들이 준비했으면 좋겠고 문화재단 준비위원회의 성격이 강할 것이다. 미디어센터는 별도로 세종시에 유치할 계획이다."

-세종시 개발지역 중 녹지지역이 많이 있는데 장기적인 녹지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임재일 공주대 교수)

"당초 도시 개발을 시작할 때 신도시 지역은 개발지역, 보존지역 반반으로 계획했다. 현재 보존녹지 면적비율은 52.4%이다. 미세조정은 필요하지만 큰 흐름은 가져갈 것이다. 신도시 지역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어 문제가 없지만 주변지역 농촌지역은 계획이 없어 개발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고 경우에 따라 난개발이 벌어지기도 한다. 난개발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난개발의 반대말은 무개발이 아니라 계획개발이다. 난개발을 막고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자치단체에서 `성장관리방안`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다."

-지자체 상생협력과 관련 세종시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 역시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안에 따라 갈등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 주변 지자체와 상생협력하는 부분에 있어 어려운 점과 지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유병선 대전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상생협력이 굉장히 필요하다 처음 계획시부터 그런 계획을 세웠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와 경쟁하려면 100만 200만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그럴 경우 주변 지역이 다 깨져버릴 수 있어 50만 도시를 계획했다. 그러나 50만 도시는 서울과 경쟁이 되지 않아 주변도시와 스크럼을 짜야 한다. 대전, 천안 등과 2006년 광역도시계획을 만들었다. 세종시와 주변도시와의 역할과 기능분담 연계강화 등 다양한 기능을 실제로 나눠야 한다. 그렇지만 경쟁은 불가피하게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 경쟁이 시민들을 잘 모시기 위한 서비스경쟁이라면 계속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토공간구조 전체를 봐도 각 시·도를 덩어리로 봐야한다. 충청권이 경제적 인구가 증가한다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충분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선 6기 하반기에는 민간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요와 공급에 대한 교육 격차, 노인 자살율, 다문화 세대간 등에 대한 문제해결을 커뮤니티 기관에서 찾아야 하는데 커뮤니티 보편성 추구를 위한 정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있나.(길태영 배재대 교수)

"결국은 시민들의 시정참여와 역할분담 두가지가 필요하다. 형식적 참여가 아닌 진정한 시민참여가 이뤄져야 하고 시에서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시정 중 주민들이 직접 결정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들은 주민에게 과감히 맡기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연구도 시키고 있다. 실행까지는 여유가 필요한 부분, 길교수님 말씀대로 커뮤니티를 키워내는 일들이 시민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시정을 맡아 일하는 시에서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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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시장
이춘희 시장
27일 세종시청 성상문실에서 열린 `제68차 지역정책포럼`에서 이춘희 세종시장과 토론 참석자들이 세종시정 민선 6기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27일 세종시청 성상문실에서 열린 `제68차 지역정책포럼`에서 이춘희 세종시장과 토론 참석자들이 세종시정 민선 6기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김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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