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류, 다음은 K-의료… 청년들 해외로 눈 돌리길"

오라클메디컬그룹은 2016년 중국에 모두 20개의 오라클피부과를 개원할 예정이다. 사진은 청도점 개원 모습. 사진=오라클랜드 제공
오라클메디컬그룹은 2016년 중국에 모두 20개의 오라클피부과를 개원할 예정이다. 사진은 청도점 개원 모습. 사진=오라클랜드 제공
의료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저성장 고령화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마지막 활로로 불리는 이유다. 이미 K-의료는 국제적으로 성가가 높다. 오라클메디컬그룹 노영우 대표원장은 K-의료의 선두주자다. 그가 이끌고 있는 오라클메디컬그룹은 피부과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지점 43개를 개원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피부과 수준이 세계 최고임을 감안할 때 지구촌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선 셈이다. 또 중국과 대만, 필리핀, 홍콩, 일본 등 대부분의 아시아국가에 지점을 개원해 운영 중에 있고, 인도와 미주 지역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노 대표는 의료 한류의 견인차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대담=송신용 서울지사장

노 대표는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국 정부의 사례를 설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직접적인 표현은 삼갔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의료 산업 발전의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으로 들렸다.

그는 "국내는 의료법상 병원에 투자하거나 병원의 상장이 어렵다"며 "앞으로 한국 병·의원의 해외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의료법인 오라클을 해외 시장에 상장시켜 의료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의료한류를 이끄는 주축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주 출신인 노 대표는 충청의 젊은이들에게는 "부지런하고 똑똑해서 경쟁력이 높다"며 "해외로 나가서 부딪히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먼저 오라클메디컬그룹을 소개해달라.

"오라클은 국내 40여 지점과 해외 30여 지점을 보유한 네트워크 병원 그룹이다. 피부과 분야 전세계 1위 병원 그룹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관련회사로 화장품을 만드는 오라클코스메틱과 레이저 제조사인 텐텍, 피부 성형 포털사이트인 더마몰, 전자챠트 회사인 텐소프트, 투자사인 오라클인베스트가 있다."

-오라클 메디칼그룹만의 체계적 의료 운영 시스템과 전문화된 의료기술의 노하우가 궁금하다.

"2004년 대전에서 오라클피부과 1호점을 개원할 당시부터 병원 운영에 필요한 문서나 정보의 전사적 자원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인트라넷을 개발해 내부 정보의 직원간 공유로 업무 효율을 높였다. 또 가급적 내부 직원의 역량을 키우고 공정한 직원 평가제도로 능력이 뛰어난 직원은 조기 승진 시키는 체계를 갖췄다. 오라클메디칼그룹은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 개발하고 지점의 80여 명의 의사가 그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노 대표는 `젊은 나이에 야심차게 의료를 산업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를 들려달라`는 질문에 "처음부터 해외진출 등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하다 보니 점차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겸손하게 밝혔다.

하지만 의료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중국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인용해 들려줄 때는 사명감이 느껴졌다.

노 대표는"의료산업은 전세계 GDP의 15% 가까이 차지한다.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선 성장을 위한 마지막 남은 기회다. 이런 먹거리가 없다.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의 세계시장 진출 현황은 어떤가.

"2010년부터 밖으로 눈을 돌렸다. 초기 3년 정도는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이 많았다. 사실 2000년부터 한국의 20여 피부과·성형외과 병원들이 중국에 진출 했으나 모두 철수한 바 있지 않나. 체인병원으로는 중국에서 오라클만 자리를 잡았다 볼 수 있다. 오라클은 2016년에 20개 지점을 개원할 예정이고,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1000개 정도의 지점을 오픈하려 한다. 특히 지난 1월 의료 선진국인 일본에 진출 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일본 측 파트너는 일본에서 30여 개의 성형외과를 보유한 분으로 피부과 분야는 한국 오라클 브랜드로 일본에서 피부과 의료서비스 제공을 원해서 계약하게 됐다. 대만과 필리핀, 베트남, 홍콩, 마닐라에 지점이 있으며 금년과 내년에는 인도와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나아가 노 대표는 "한국은 영리병원이 안되기에 오라클피부과 해외부분만 묶어서 홍콩 증시에 상장을 준비 중에 있다"며 "지금은 해외 펀드나 중국기업에서 투자유치 중"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병원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체제는 사회주의 국가인데 경제는 훨씬 더 자본주의 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선 것은 언론에서 많이 보도돼 국민들도 잘 아시리라 본다. 제 견해로는 한국이 중국에 앞서 있는 분야는 의료와 바이오, 화장품 그리고 K-pop과 드라마 분야 정도가 아닐까. 기타 제조업분야는 현재 우리가 조금 앞서 있는데 수년 내에 중국에 뒤쳐지지 않을까 싶다. 의료산업을 통해 미래로 나가야 한다."

-중국이 경제발전을 이룬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중국을 다니면서 지방까지 잘 갖추어 놓은 도로나 고층 건물을 보면 한국의 서울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제가 보기에 중국은 나라 전체가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인다. 실적이 좋은 인물에게 경영을 맡긴다. 대전시를 예로 들자면 5개 구청장 중 가장 업적이 많은 인물에게 시장을 시키는 식이다. 이런 부분. 이런 취지는 우리도 일정 부분 도입해야 생존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에서도 의료는 산업의 한 영역으로 부상했는데 제도 등의 개선방향이 있다면.

"우리는 영리병원은 불가하나 네트워크 병원은 활성화된 상태다. 네트워크 병원이 개별 병원보다 경쟁력이 있고 국가적으로도 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에 향후 네트워크 병원은 계속 증가하고 국가적으로도 권장해야 할 것으로 본다. 병원에 일정 자본이 투자돼 연구개발이 활성화 되고 병원 수준을 높이는 것은 병원의 국제 경쟁력 부분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중국은 10여 개의 병원이 상장돼 있고 그 규모도 엄청나게 크다. 보통 상장된 병원의 시가총액이 수조 원에 달한다."

노 대표는 중국의 안과 1위 체인병원을 예로 들며 규제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이얼 안과는 심천 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연 매출은 우리 돈으로 약 50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은 5조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 대만 정도만 영리병원이 불가하고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허용돼 있는 만큼 이러한 조류에 맞춰 K-의료가 날개를 달도록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충청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언을 해 달라.

"지방자치단체와 병원이 한 팀을 이루어 사업화를 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전시나 충남도 등 지자체가 의료관광 이름으로 국제 박람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의 시정부 등과 직접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본다."

-충청의 젊은이 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요즘 20대의 취업이 너무 어렵다고 해 안쓰럽기도 하다. 취업이 안돼 대학원을 가는 것이나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단기라도 다양한 분야에 취업해 실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느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은 이제 저성장 시대에 접어 들었다. 국내에서 2-3년간 경력을 쌓고 기회를 보아 해외에 나가 다양한 사업을 하기를 추천한다. 한국인, 그 중에서도 충청도인은 부지런하고 똑똑하기에 훨씬 경쟁력이 있다. 파이팅 !"

◇노영우 원장은

오라클(Oracle)은 고대 그리스어로 `신탁`이라는 의미다. 인종과 종교, 국적, 정파, 사회적 지위 등을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와 건강만을 생각한다는 오라클메디컬그룹의 정신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맞닿아 있다.

충남 공주에서 자랐고 공주사대부고와 충남대 의대를 졸업했다.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고향에서 피부과를 개원했고 4년 뒤인 2008년 대전 둔산동에 당시로서는 초대형 규모인 오라클피부과를 개원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2012년 서울 청담동에 진출했고, 곧 국내 1위로 올라섰다. 오라클메디컬그룹으로 변신하면서 화장품과 의료장비, 의료 소모품, 병원차트 등의 관련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 의사회, 대한레이저학회, 대한 피부 미용외과학회 정회원으로 있고, 청담오라클피부과성형외과 의원 대표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공무원 집안이지만 공주대 CEO 과정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가슴 속 숨겨져 있던 경영DNA가 살아났다. 모두 12개의 CEO 과정을 수료했을 정도로 배움과 인적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다. 그를 겪어본 이들은 처음 만난 사람을 흡인하는 진정성과 친화력이 남다르다고 평가한다. 기획력과 추진력은 중국 등 진출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여줬다.

브랜드를 만들면 품질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대량 구매 등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또 병원으로선 이례적으로 전직원이 전직원을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 조직문화를 바꿨다. 상향 표준화된 의료서비스와 운영시스템을 모듈화·표준화한 것이 `K-메디컬`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힌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금도 주 6일 진료하며 하루 최소 5 차례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고 있다. 골프채 대신 배드민턴에 빠져 있다.

오라클은 `의료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관련업계와 손잡고 호텔과 관광, 미용성형을 아우르는 패키지 상품으로 의료관광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그 중 하나다. 중국 사천성 성도 대표 기업인 가애년화 그룹과 전락적 제휴를 체결하고 성도합작법인 지분 40%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018년에 기업공개 전 투자유치(Pre-IPO)를 진행할 계획이며, 2020년 IPO를 통해 1조 원 기업가치 구현을 목표로 두고 있다.

노 대표는 "2020년 전 세계 3000개 병원 네트워크를 건설해 세계 1위 피부과·성형외과 병원 프랜차이즈로 거듭날 것"이라며 `비전 2030` 달성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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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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