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로 인한 발 이상

복수경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복수경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당뇨병은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30세 이상의 성인 10명 중 1명에 당뇨병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 환자 4분의 1은 당뇨발로 인한 족부 궤양을 겪게 된다고 한다. 당뇨발은 당뇨에 의해 생기는 발의 모든 문제를 포함하는 질환으로 당뇨병성 궤양, 당뇨병성 허혈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골관절증, 당뇨병성 염증 등을 지칭한다.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 환자에 비해 약 15배 높은 족부 절단율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뇨발로 인한 족부 궤양 환자에서 약 20%가 절단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또한 당뇨병에 의한 족부 절단 환자의 5년 사망률은 약 39-80%로 흔히 발생하는 유방암이나 위암보다 사망률이 높다. 족부 당뇨발에 의한 후유증은 다른 질환보다 훨씬 위중함에도 불구하고 당뇨로 인한 심장질환, 신장질환 및 눈의 망막질환 등이 주요 관심사가 돼 왔기에 상대적으로 당뇨로 인한 발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거나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당뇨발은 다발성 말초신경병변에 의한 감각저하와 운동 기능 저하에 의한 발의 변형이 가장 큰 원인이다. 감각 저하가 있는 발은 쉽게 상처를 입게 되고, 발 변형에 의해 압력이 많이 받는 부위가 궤양의 호발 부위가 된다. 궤양이 있는 부위에 균이 침입하면 당뇨병성 염증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족부절단에 이르게 된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동맥경화 등의 혈관 질환에 의해 발 부위에 혈액 순환의 장애로 발가락 끝 부위가 까맣게 변할 수 있는데, 이 부위도 궤양을 일으켜서 많은 합병증과 후유증을 일으킨다.

당뇨발의 족부 궤양에는 신경성 궤양과 허혈성 궤양이 있다. 신경성 궤양은 압력이 많이 받는 발바닥 앞쪽, 발가락 위, 발 변형 부위에 자주 생긴다. 궤양의 양상은 처음에는 굳은 살과 티눈 형태였다가 진행이 되면서 중앙부위는 빨갛고 주변은 하얀 형태가 된다. 이에 반해 허혈성 궤양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발끝 부위가 호발 부위이고, 양상은 괴사부위가 까맣고 주위가 지저분하며 통증이 있는 것이 특색이다. 당뇨발의 진단은 발 검사, 신경검사, 혈관검사, 족부 방사선검사가 있다. 발의 피부와 발톱, 특히 발가락 사이의 검사가 중요하다. 신경검사는 스크리닝 검사로 모노필라멘트와 진동포크로 감각을 검사하며, 정밀검사를 위해서는 전기진단검사를 시행한다. 혈관검사는 하지의 맥박촉진, 도플러 혈류검사, 혈관 초음파 검사, CT 혈관 조영술을 시행한다. 일반 방사선 검사로 족부의 골절, 괴사 상태 및 관절염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예방과 초기의 치료로 사지 절단 환자를 50% 정도 예방할 수 있으며, 환자 스스로 매일 발 관찰과 1년에 한 번씩 전문가에 의한 발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발 예방 위한 예방 방법은 발 위생을 위해 매일 발을 닦고, 발가락 사이의 물기를 없앤다. 화상 예방을 위해 히터, 핫팩, 사우나 이용을 하지 않아야 하며 맨발로 걷지 않고, 양말이나 실내화를 신는다. 또 굳은 살 제거를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조이는 신발을 신지 말고, 신기 전에 신발 속의 이물질을 확인한다. 위생 역시 중요하다. 발이 건조해지면 발가락 사이를 제외하고 보습제를 바르고, 양말은 매일 갈아 신는다. 특히 솔기가 없는 것을 신거나 솔기가 바깥으로 나오게 한다. 이밖에 발톱을 너무 짧게 자르지 않아야 한다. 발톱은 목욕 후 부드러워진 다음 자르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