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 3급 장순이씨 시집 '들꽃' 출간 눈길

 장순이씨가 메모지에 떠오르는 시상을 적고 있다.  사진=장순이씨 제공
장순이씨가 메모지에 떠오르는 시상을 적고 있다. 사진=장순이씨 제공
"시를 쓰면 쓸수록 삶의 의미가 짙어지고 행복해졌어요."

정신질환으로 16년간 투병생활을 해오고 있는 정신장애인이 시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천안사회복귀시설 입소자인 장순이(51·여)씨.

장 씨는 지난 5일 시 160편을 담은 시집 '들꽃'을 출간했다. 장 씨는 자영업을 하던 30대 때 사고로 정신질환을 앓기 시작해 16년 간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정신장애 3급이다.

그는 병원에서 재활을 받으면서 시집 등 책을 읽으며 무료한 시간을 견뎌냈다. 긴 시간을 재활에만 쏟던 그는 주변 사물을 관찰게 되면서 감정을 시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장 씨는 "제 시의 주제는 자연을 노래하거나 저의 심경을 토로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로 풀어내다보면 재활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행복감이 들더라"고 말했다.

낮에는 생산직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틈틈이 쓰던 시를 출판사에 보냈고 지난 해 3월 문예비전 시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장 씨는 23살에는 당시 노동부에서 발간하던 '월간 노동지'에 수필이 당선되기도 하는 등 글솜씨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글쓰는 것 능력이 있다기 보단 20대에 회사를 다니면서 심심풀이로 쓰던 것이 당선돼 기뻤다"면서 "수필보다 시가 마음을 더 담을 수 있었기에 사고 이후로 시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2001년부터 시에 관심을 갖고 솔직하고 진솔하며 일상적인 언어로 한 권의 시집을 출간해, 지난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계기를 시집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직업 재활을 하며 사회복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입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시집이 출간된 것이 정말 벅차올라요. 이제는 이 디딤돌로 대학에도 도전해보려고 해요. 응원해 주세요."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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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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