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장애로 손·발 변색 금연·장갑 등 체온유지 필수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누구나 차가운 음료수를 들고 있으면 손이 차고 시리며 창백해진다. 발의 경우에는 손보다 더욱 예민해서 차가운 타일 등의 바닥에 서있으면 뼈까지 얼어붙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차가운 것과 접촉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레이노이드증후군이라 한다.

레이노이드 현상은 일시적인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장애를 특징으로 하며, 추위에 노출됐다가 다시 따뜻해지면 손가락에서 창백, 청색증, 홍조가 순서대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손가락 등 말단부위에서 일어나고 추위에 노출되거나 차가운 물에 손을 담글 때 한 개 이상의 손가락이 창백해지거나 청색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는 경우를 레이노이드 중후군이라하며 다른 질환에 2차적으로 동반되거나 원인이 알려진 경우를 레이노이드 현상이라고 한다. 혈관의 민감도의 증가, 혈관을 이환시키는 물질의 생성 또는 분비이상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창백은 말초동맥의 수축에 의한 혈류량의 감소(허혈)를 나타낸다. 청색증은 허혈기에 이어서 모세혈관과 작은 정맥들이 확장하고, 혈관 내에 탈산소화된 혈액이 충만하게 되어 나타난다. 이시기에 손가락은 추위, 저린감 또는 이상감각을 호소하게 된다. 홍조는 재가온시 혈관의 수축이 풀리고 확장된 동맥과 모세혈관으로 혈류가 다시 증가돼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반응성 충혈`이라 한다. 이시기에 박동감각이나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레이노이드 증후군은 원인 질환의 유무에 따라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 1차성 레이노이드 증후군은 색의 변화와 감각 이상이 주 증상으로 다른 원인 질환이 없이 나타나는 경우고, 2차성 레이노이드 증후군은 루푸스, 혈관염, 피부경화증, 동맥경화증 등의 혈관을 이환하는 질환에 동반돼 나타나며 심한 경우 손가락 끝이 검게 죽는 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흡연, 일부 항고혈압약제, 손목을 바닥에 대는 키보드 직업, 굴착기 등의 진동기구를 다루는 경우에도 생기기도 한다. 레이노이드 현상은 주로 겨울 동안 악화되며 심한 경우 연중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레이노이드 병의 증상은 가볍고 1% 미만에서만 조직괴사가 동반된다. 약 50%에서는 자발적인 호전, 30%는 증상이 지속된다. 2차성 레이노이드 증후군의 경우는 동반 질환의 경중에 따라 다양하나 레이노이드 병 보다는 조직괴사의 빈도가 높다.

흡연자일 경우 금연이 중요하며,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 없이 장갑이나 방한 대책만으로도 충분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도해 보는데 고혈압약물인 칼슘길항제와 알파차단제 등이 효과가 있으며, 일부에서 프로스타글란딘 약물이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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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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