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대테러 종합훈련 경찰특공대 등 92명 참가

모의 폭탄이 터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붉은색 연막이 중리취수장을 가득 메웠다.

맹렬한 기세로 퍼지는 연기에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경비원과 직원 등 폭발을 목격한 관계자들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다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연기가 사그라지자 곧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부축을 하며 빠져 나왔다. 112 타격대가 현장에 도착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경찰 특공대와 군 병력은 빠른 속도로 건물 주변에 투입돼 사주 경계를 실시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24일 오후 3시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중리취수장에서 대 테러 종합훈련을 실시했다. 대덕서와 경찰특공대, 군 149중대와 상수도사업본부 등 92명이 참여한 이날 훈련은 테러분자 2명이 중리취수장 기계실을 폭파한 후 직원 2명을 인질로 잡은 채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사주경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총을 든 2명의 테러범이 인질 2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테러범들은 "우리는 돈이 필요하다! 돈을 가져와라! 이 건물 안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며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들을 먼저 죽이겠다!"고 소리쳤다.

인질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자 경찰의 인질협상 전문가가 테러범과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협상요원이 차분히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것과 달리, 테러범들은 격분하며 "지금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말하고 인질 1명을 살해했다.

인질이 사살되며 협상에 실패하자 경찰은 곧 진압작전을 개시했다. 현장까지 조용히 이동한 경찰특공대는 테러범들이 인질을 잡고 있는 모의 방 철문에 폭탄을 설치했다. 곧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부서졌고 특공대가 빠른 속도로 내부에 침투했다.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됐다. 특공대는 테러범 1명을 사살하고 1명을 생포했다. 남은 인질 1명도 무사히 구출됐다.

하지만 테러범들이 사제 폭탄을 사용해 건물을 폭파시킨 만큼 또 다른 폭발물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특공대는 탐지견으로 폭발물을 찾아낸 후 폭발물 처리반을 통해 이를 제거했다.

강복순 대전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장은 "오늘 훈련을 실제상황처럼 잘했다.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가 어디서든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대응능력을 키우길 당부한다. 시민 여러분께도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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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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