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업시간 고작 30분… 순회수업만 못해, 인력난·치료여건 등 정상교육과정 운영 난항

중증장애아동이 재활치료와 학교 교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마련된 병원파견특수학급이 교육과정 운영 및 보조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대전보람병원과 건양대병원에서 전국 최초로 문을 연 병원파견학급은 소아 낮 병동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중증장애 아동들이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설됐다. 병원 측이 공간을 제공해 대전보람병원에 1학급, 건양대병원에 2학급이 개설됐으며 혜광학교 소속의 정규 특수교사 3명이 담임교사로 파견됐다. 개설 당시 대전보람병원 특수학급에는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유아 및 초등학생 5명이 첫 입학생이 됐으며 건양대 병원에는 유치원 과정 7명, 초등학교 과정 2명 등 9명이 입학했다.

학부모와 의사, 치료사, 특수교사가 한 곳에 모여 중증장애아동의 교육과 치료에 적합한 최상의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던 병원파견학급은 개설 9개월이 지난 현재 보조인력 부족, 수업 질 저하 등으로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병원파견학급이 특수교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오는 순회수업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높다.

순회수업은 일대일 수업으로 1회 80분씩 주 2회(160분)가 진행되지만 병원파견학급은 2-3명의 아동이 하루 30분씩 일주일간 150분 수업을 받는 데 그쳐 양적이나 질적으로 순회수업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학부모들은 교사 보조인력 배치의 필요성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현재 병원파견학급의 학생 수는 건양대 10명과 보람병원 12명으로, 특수교사 1명이 전담하는 보람병원은 보조인력 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소아 낮 병동 내 중증장애아동의 치료 시간과 치료 기간이 각각 다른 점을 들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보조인력은 대전시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는 파견실무원 배치를 유도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어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병원파견학급의 경우 장애 학생들의 치료 시간이나 치료받는 기간이 각각 달라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보람병원의 경우 기존에 배치됐던 파견실무원이 개인사정으로 그만둔 뒤 대체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고를 낸 상태이지만 지원자가 없어 인력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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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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