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반 골퍼들이 골프숍에서 드라이버를 찾을 때 헤드 로프트각이 12도 혹은 13도인 클럽을 권하면 기분 나빠하며 9도 또는 10도의 클럽을 찾는다.

심지어 70대의 시니어 골퍼나 헤드속도가 70마일 정도인 여성 골퍼 역시 보통 로프트각이 10도나 11도인 헤드를 찾는다. 실제로 골프샵에서 드라이버 로프트각이 13-14도인 헤드를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 왜 그럴까. 일종의 골프클럽 마케팅의 상술이기도 하다. 헤드 로프트각이 실제로는 13도이지만 10도 혹은 11도로 표시하는 일도 잦다.

그렇다면 왜 헤드 로프트각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할까. 헤드 로프트각을 높게 표시하면 그 헤드는 잘 안 팔리기 때문이다. 일반 골퍼들은 자신을 마초와 같다고 생각하고 헤드 로프트각이 작은 드라이버를 사용해야만 힘이 강한 남자 혹은 멋진 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헤드 로프트각을 제대로 표시하는 업체도 있다. 그리고 헤드속도가 어느 정도 크고 어택각을 +5도 이상 할 수 있으면 볼 스핀을 줄여서 비거리를 좀 더 크게 하려고 로프트각이 작은 헤드를 선택해도 된다.

하지만 헤드속도가 70마일인 골퍼는 샤프트가 휘어지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헤드 로프트각이 약 15-16도를 사용해야만 최대의 비거리를 낼 수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헤드속도 70마일인 골퍼가 로프트각이 11도인 드라이버로 어택각 0도(런치각은 9.7도, 볼 스핀은 2136rpm)로 볼을 타격하면 비거리는 약 126야드에 전체거리는 약 156야드가 된다. 그런데 로프트각이 16도인 헤드로 어택각 0도(런치각은 13.5도, 볼 스핀은 3,085rpm)로 볼을 타격하면 비거리는 142야드에 전체거리는 약 161야드가 된다. 이때 비거리는 16야드, 전체거리는 5야드 정도 증가한다.

그런데 이 골퍼의 몸이 매우 유연하여 로프트각 11도로 해서 어택각을 7도(런치각은 16.7도, 볼 스핀은 2,136rpm)로 볼을 타격하면 이때의 비거리는 약 151야드에 전체거리는 약 167야드가 된다. 즉 로프트각이 11도에 어택각 0도일 때보다는 비거리는 25야드 전체거리는 11야드, 로프트각 16도에 어택각 0도 일 때보다 비거리는 9야드 전체거리는 6야드 정도 더 증가한다. 이 때문에 헤드속도 70마일인 어떤 골퍼는 로프트각이 15도인 우드 3번으로 어택각 0도로 볼을 타격했을 때 비거리는 140 및 전체거리 160야드로 드라이버보다 더 큰 경우가 허다하다. 헤드속도 70마일 정도의 골퍼들은 시험 삼아 3번 우드로 볼을 한번 타격해보자.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로프트각은 골퍼의 드라이버 헤드속도와 볼 어택각 능력에 따라 헤드를 결정해야만 최대의 거리를 보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약 2000여 번의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이다. 믿어보자. 로프트각과 볼 타격 때 어택각은 볼의 런치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어택각과 더불어 중요한 것 한가지는 아마추어들이 볼을 스위트 스폿에 맞히는 능력이 프로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클럽 탓은 잠시 뒤로하고 원리를 알고 많은 연습이 좋은 결과를 보장한다는 진리는 100년 전이나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

도움말: 김선웅 고려대 물리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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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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