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 많은 인생을 산 만큼 생가기념관 설계자는 `근현대사의 질곡 위에 난 길이자 그 속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 굴절된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을 건축물의 주제로 삼았다고 한다.
생가기념관은 생가와 전시동, 부속동, 연지공원, 야외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생가는 고암이 그린 고향집 그림을 바탕으로 초가집 두 채를 복원한 만큼 의미가 깊다.
생가는 안채와 아랫채로 나뉘어 있는데 안채에는 두 칸의 방과 작은 대청마루가 있고 아랫채는 헛간이 들어서 있다. 초가 주변으로는 대나무 밭이 둘러싸고 있어 바람이 불면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뒷뜰에는 정갈하게 놓인 장독대들이 나란히 서 있다.
눈을 돌려 연지공원으로 돌리면 그윽한 연향(蓮香)이 풍겨온다. 연지공원은 오래된 지도에 나온 듯한 구불구불한 길을 되돌려 놓은 길을 따라 연밭과 밭두렁을 거닐 수도 있게 만들었다. 매년 여름이면 연꽃이 만개해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연못은 고암이 자라며 봤던 하늘과 용봉산의 산세도 그대로 품어 안는다. 설계자는 무논에 물을 채워 연밭을 조성해 가능하다고 한다.
전시동은 콘크리트와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린 외관으로 차가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4개의 전시관은 서로 이어져 있고 다소 긴장감이 흐르는 건물내부에서 회색빛 콘크리트에 드리운 햇빛을 보고 있으면 명암의 대비돼 독특한 분위기가 감돈다. 김달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 57. 백제의 아름다움 재해석 충남도청사
- 56. 파도의 역동성 형상화 보령 웨스토피아
- 55. 그림같은 조개속 진주 보령에너지월드
- 54. 헤엄치는 물고기를 닮은 보령문화의전당
- 53. 희망의 돛 진취성 표현 당진시청사
- 52. 프랑스 고딕양식 두개의 탑 눈길 당진 합덕성당
- 51. 농업시설 문화공간 재탄생 여미리 신문화공간
- 50. 둥지전망대에서 본 철새 ‘장관’ 서산버드랜드
- 49. 돔스크린에 펼쳐진 우주 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 48. 문화재를 닮은 관공서 서산시 해미면사무소
- 47. 문화의 울림을 담은 그릇 계룡문화예술의전당
- 46. 대리석 외관 간결美 표현 논산시 강경침례교회
- 45. 100년전 신식건물 그대로 논산시 강경역사관
- 44. ‘누워 있는 여성의 곡선’ 논산시 국민체육센터
- 43. 아름답고 품격있는 사랑방 공주시 명품 마을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