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장 부재시 병사 방치…무단 출타도, 일과시간 후에도 관리 어려워 대책 시급

최근 한 동대본부 소속 상근예비역이 칼로 친구에게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하며 동대 상근예비역의 부실한 관리 실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전 5시 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거리에서 동대 상근예비역 A(22) 상병이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문구용 칼로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인 A상병의 친구 B씨는 어깨 부위에 상처를 입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상병은 B씨와 말다툼을 하던 도중 자신에게 한 모욕적인 말을 참을 수 없어 홧김에 편의점에서 문구용 칼을 구입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동대 상근예비역의 일탈이 일어나는 이유는 일과시간이 끝난 후 부대가 아닌 집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 일반 군인에 비해 사회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 상근예비역 자신도 본인을 군인이 아닌 `사회인`으로 인식하게 되고, 스스로를 통제하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

특히 상근예비역들은 귀가 후 출타하게 될 경우 동대장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대부분의 상근예비역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퇴근 후 상근예비역들의 출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도 휴대전화 통화 뿐이기 때문에, 재택 여부 확인을 위해 연락할 경우 조용한 곳에서 전화를 받거나 잠을 잤다고 하면 큰 무리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관리 부실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이 일과 시간에 업무태만이나 직무유기 등의 형태로도 일어난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동대는 동대장 1명이 상근예비역들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동대장은 동원훈련을 비롯한 다양한 예비군 훈련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재 시 이들의 업무 태만을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근예비역들을 감독할 관리자가 없어 병사끼리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상근예비역은 주소지를 기반으로 해당 동대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 선후배인 경우가 많은데, 이를 악용해 무단으로 출타를 하는 등의 업무 태만 행위를 저질러도 서로 쉬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 상근예비역은 "동대장이 훈련 등으로 자리에 없을 경우 동대에 남아있는 상근예비역이 무단으로 출타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대부분의 상근예비역은 같은 지역 출신이다 보니 고등학교나 중학교 선후배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등의 잘못된 행동을 해도 서로 눈감아 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동대 상근예비역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개선할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상근예비역은 현역 군인이지만 내무생활을 하지 않다 보니 관리에 다소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사건사고와 관련된 정신교육 등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상근예비역들의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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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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