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로 골프볼을 똑바로 타격해도 볼이 좌우로 심하게 휘어지는 경우가 있다. 퍼팅라인을 따라 홀을 향해 똑바로 굴러가던 볼이 홀 근처에서 휘어지면 몸을 비스듬히 꼬아보지만 볼은 홀 옆으로 무정하게 굴러간다. 이 경우 우리 골퍼들은 겸손하게 "다 내 탓이요." 하면서 아쉬워 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골프볼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모든 골퍼의 희망은 드라이버로 볼을 타격할 때 볼이 쭉 벋어나가면서 회심의 한방으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골프볼에 따라서 볼이 날아가는 거리나 굴러가는 거리가 6-10야드 가까이 차이가 난다. 더구나 궤적이 심하게 휘면서 러프에 빠져 스트레스가 더 쌓이기도 한다.

필자는 동료와 함께 시중에 판매되는 7개 업체의 골프볼 24종류, 총 168개의 볼에 대한 압축 강도, 반발계수 및 비거리와 전체거리를 측정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최근에 일부 업체에서 "골프볼도 클럽 피팅처럼 볼 피팅을 해야 비거리가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다른 업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친다. 볼 피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은 헤드속도가 작은 골퍼는 압축강도가 작은 볼을 사용해야 하며, 헤드속도가 큰 골퍼는 압축강도가 큰 볼을 사용해야 볼의 비거리가 커진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일부 과학적인 면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 실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볼 압축강도의 차이에서 비거리나 전체거리의 차이는 헤드속도 70-110마일 일 때 평균적으로 오차범위가 3야드에 불과했다. 오히려 6-10야드의 차이가 나는 경우는 압축강도의 차이가 아니라 골프 볼의 반발계수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거리의 차이가 주로 반발계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볼의 반발계수를 밝히지 않고 있으니 일반 골퍼들은 사실상 비거리가 큰 볼을 알기 어렵다. 물론 발표를 해도 측정 방법에 따라 다르므로 믿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일반 골퍼들은 지명도가 높고 연구를 많이 하는 업체의 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반면 볼의 편심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볼 편심을 찾기 위해 볼을 소금물에 넣어 수차례 누른 후 떠오르는 형태를 보고 찾는 경우와 볼 편심을 찾아주는 볼 스피너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길이 약 30-40㎝의 평평한 판을 약 20도 정도 기울게하고 볼을 여러 번 굴려봐도 항상 똑바로 내려간다면 이 볼은 편심이 아주 적은 볼이다. 반대로 볼이 좌우로 휘어져 굴러내려 간다면 이 볼은 편심이 큰 것이다. 이번 주말 라운딩을 하시려는 분들은 당장 편심이 적은 볼을 골라보자. 드라이버에서는 슬라이스나 훅이 줄고, 퍼팅에서 더 쉽게 볼이 홀인 될 것이다. 드라이버도 1타요 퍼팅도 1타이다. 한남대 레저골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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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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