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25 대전 원동 코끼리 만두-야끼만두
그래도 맛은 확인해야 하는 법. 고기야끼만두 1인분을 주문하자 주인장은 곧바로 뜨겁게 달궈진 커다란 철판에 콩기름을 살짝 두른 뒤 찐만두 5개를 올려놓았다. 만두의 크기는 중국집에서 먹는 군만두 정도. 주인장이 연신 뒤집어 가면서 만두피가 갈색빛이 돌 때까지 만두를 구워냈다.
접시에 나온 야끼만두의 모습은 경상도에서 유명한 납작만두를 닮아 있었다. 양념간장을 살짝 뿌린 뒤 한 입 베어 무니 내가 기대했던 이상의 맛이었다. 가격만 싼 만두가 아니었다. 만두소가 꽉 찼다. 얼핏보면 당면만 가득 채워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씹으면 여러가지 재료가 내는 맛이 조화롭다. 당면의 담백함, 돼지고기의 고소함, 무말랭이의 깔끔함, 후추와 생강 등의 향신료 맛이 다 입안에 골고루 전해진다.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는 만두피는 콩기름이 만두소까지 스며드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해 느끼하지 않다. 1인분 양도 넉넉한 편이어서 성인 1명이 배를 채우기에도 충분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재료도 대충 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만두소에 들어가는 재료만 돼지고기 뒷다리살, 당면, 양배추, 대파, 부추, 양파, 무말랭이 등 열 가지 가까이 된다. 만두피도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데 그 이유를 물으니 중력분과 강력분을 섞어서 쓰기 때문이란다. 야끼만두용 피는 소금과 물로만 반죽을 해서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사용한다. 그래야만 기름에 구웠을 때 만두소가 터지지 않는단다.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김치야끼만두를 추천한다. 만두소 색깔이 빨개서 김장김치를 넣나 싶었는데 배추를 갈아서 일반 고춧가루와 청양 고춧가루를 섞어 만두소와 버무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지 김치의 신맛이 없는 대신 깔끔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중앙시장에 갈 일이 있으면 이 집에 꼭 한 번 들러서 야끼만두를 맛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주소:대전시 동구 원동 55-1(중앙시장 신한은행 옆골목) △전화번호:042(222)3877 △메뉴:고기·야채야끼만두 2000원(5개), 야채고기왕만두 2000원(3개) △영업시간:오전9시부터 오후8시까지(연중무휴) △주차장:인근에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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