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백제 문화유산 최초…지역경제 호재

우리나라 고대 삼국시대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던 백제의 유적지가 세계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충남 공주·부여와 전북 익산을 권역으로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문화적 우수성과 독창성, 동시대 아시아권 문화 교류의 중심지였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는 백제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인들에게 백제의 문화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백제 연구와 관련 문화 창달이 요구되고 있다.

◇백제의 대한 관심·관광객 증가=백제역사유적지구가 충청권은 물론, 백제 관련 문화유산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유산 반열에 올랐다.

북한 고구려 유적과,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경주역사유적지구 등재에 이은 쾌거로 한국의 고대 삼국 유적 모두가 세계유산 목록에 포함된 것이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는 동아시아 고대 문명 형성에 기여한 백제의 역할을 인류사적으로 인정받고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대한민국만이 아닌, 세계 모든 인류가 보존해 나아가야 할 유산임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고대 동아시아에서 이웃 나라와 우호적으로 문명을 발전 및 전파해 온 `위대한 역사·문화·교류 강국` 백제가 안팎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백제에 대한 관심 증가는 또 백제 문화유산에 대한 정부의 투자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국내·외 관광객 급증이 기대된다. 지난 2000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동궁과 월지의 경우 등재 직전 연평균 24만 명에 불과하던 관람객이 등재 이후 64만 명으로 2.6배 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도 37% 증가하고, 경주 양동마을 역시 100% 이상 관광객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2개 광역단체(충남, 전북)와 3개 기초단체(공주, 부여, 익산), 중앙정부(문화재청)가 협업을 통해 통합기구를 설립, 세계유산 등재를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남게된다. 충청권과 호남권이 문화를 통해 화합하는 계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백제 연구·발굴 및 콘텐츠 개발 필요=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적 유산으로 천년, 만년 이어가기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은 선결돼야 할 과제다.

1000년간 경주지역에 도읍을 내린 신라와는 달리 두 차례 도읍을 옮긴 백제의 유적지는 산재돼 있는 형편이다.

1971년 무령왕릉이 국내 역사학계를 뒤흔들며 발굴될 당시만 해도 관심이 집중되기는 했지만 고구려, 신라에 비해 활성화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주와 부여 시가지 지하에 다수의 유적이 보존돼 있지만 사유지 특성상 대규모 발굴작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유적 추가 발굴에 대한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유적지에 대한 기초연구가 치밀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 유적지의 검증 역시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초적인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선행돼야 추가 발굴 방안 마련 및 유적지의 보존, 관리방안 수립이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유산 등재로 인한 세계적 관심집중에도 발 맞춰 관광 콘텐츠 개발이 이어져야 한다.

단순 유적지 관람에서 벗어나 백제문화단지 등의 인프라를 활용, 독특한 문화 체험 및 관람 코스가 구성돼야 국내에서도 주목받는 역사관광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특히 백제 관련 축제와 관광 등을 위한 하드웨어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영화,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문화 장르에서 백제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지원이 관건이다.

충남도는 `유네스코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한 홍보와 유적지 연계 통합 관광지원체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TF팀은 개별 유적 방문객 관리와 관광 관리 세부 전략 수립 및 이행, 주기적인 고분 환경변화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내년 6월까지 백제왕도 핵심유적·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장 내년에 500-600억 원가량의 국비가 요구된다. 자치단체 예산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콘텐츠 개발 및 활용, 보존 관리는 세계 후대를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임을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자치단체와 중앙정부, 지역주민들이 손을 잡고 뜻을 모아야 백제역사유적지구의 보전과 발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그에 걸맞은 보존·관리 대책과 활용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석모·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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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와 부여의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toric Areas)가 우리나라에서는 12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5일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여 정림사지·공주 송산리고분·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모습(위쪽부터).  사진=충남도·연합뉴스  제공
충남 공주와 부여의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toric Areas)가 우리나라에서는 12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5일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여 정림사지·공주 송산리고분·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모습(위쪽부터). 사진=충남도·연합뉴스 제공

김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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