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형 극단 우금치 예술감독, '지킴이' 모집·시민추진단 구성 기금 모금

"300인의 의병이 `우금치`를 지켜 줄 수 있습니다."

류기형 <사진> 마당극패 우금치 예술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도 엿보였다.

우금치는 그동안 변변한 연습, 공연 장소없이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는 떠돌이 생활을 면치 못했다. 한해 100회 이상의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 마당극 대표 극단이었지만, 내세울만한 터전이 없었다. 단원들의 최고의 소망은 공연장 건립. 그 오랜 염원은 25년만에 이뤄졌다.

우금치는 2억원의 담보대출, 단원들 개개인의 출자로 4억원을 만들어 지난해 5월 대전 중부경찰서 인근에 위치한 옛 교회건물을 매입했지만, 공사 비용이 문제였다.

류기형 감독은 "건물을 리모델링 하려면 최소 2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공연 수익의 일부를 적립해 놨지만 공사 비용으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금치는 이에따라 우금치를 함께 지키고 동행할 시민후원 `우금치 지킴이` 300명을 모집해 10월말까지 1억5000만원을 모아 공사대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우금치에 대한 애정이 있는 지역 인사 15명으로 구성된 `우금치 문화예술공간 건립을 위한 시민추진위원단`을 전면에 내세워 시민 참여 모금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류기형 감독은 "이미 언론인, 변호사, 의사 등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25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우금치가 안정적인 기반아래 좋은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우금치와 시민들이 함께 조성한 공간은 수준 높은 공연 유치와 소극장 등에 적극 개방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류기형 감독은 "마당극 전문 공연장이 마련되면, 타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연을 서로 교류하며 마당극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최근 원도심 소극장들이 경영난에 봉착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그들에게도 공연장을 개방해 원도심 문화의 불씨를 되살리는데 노력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무조건적인 기부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우금치는 오는 7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489-1번지(공연장 건립 예정지)에서 `땡땡마다 우금치 건립 기원 터닦음 공연을 펼친다. 이날 공연에는 시낭송, 정진채 밴드의 공연, 춤, 가야금 연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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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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