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건 가톨릭대 교수팀 고분자 광감각제 활용 암세포 막 파괴·치료제 효과적 침투 기술 개발, 다양한 의약품 적용 가능…암 정봅 기여 기대

국내 연구팀이 빛에 반응하는 치료용 고분자를 이용해 항암치료를 위한 나노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했다.

`고분자 광감작제(photosensitizer)`를 이용하면 종양 조직에서 빛에 반응해 암세포막을 붕괴시키는 물질을 만들어내고 그 틈새로 유전자 치료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시킬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생명공학과 나건<사진> 교수와 박신정, 박우람 박사 연구원은 연구결과를 나노재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지 지난달 17일자에 발표했다.

유전자치료(gene therapy)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비정상적인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시켜 유전적인 결함을 없앨 수 있는 치료법이다. 지난 1990년 중증면역결핍증에 걸린 4살 여자아이를 치료하는데 처음으로 사용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최근에는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률이 높은 유전자가 있음을 확인하고 유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질병치료에 유전자를 이용하는 데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항암치료 분야에 유전자를 이용하면 기존의 화학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전자 자체만으로는 암 세포내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빛과 암세포 주변 환경에 반응해 활성산소를 만드는 스마트 고분자 광감각제를 이용해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했다. 광감각제는 특수 파장의 레이저 등에 반응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할 수 있는 화학물질로 다양한 암치료를 위한 광역학치료(photodynamic therapy)에 쓰인다. 광선을 쬐면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세포나 세포막을 이루는 생체분자를 손상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빛을 받은 광감각제가 활성산소를 만들면 이 활성산소가 암세포의 세포막을 무너뜨리고 이 틈에 치료제를 세포 내부로 전달시키는 원리다.

활성산소는 산소원자를 포함하는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아주 높은 분자로 산화력이 강해 생체조직 내 세포막, DNA, 그 외의 모든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고 손상의 범위에 따라 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사멸된다. 활성산소가 생기면 유전자 치료제가 손상되기 쉽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광감각제는 암세포 내로 들어가면 낮은 산도에 반응해 치료제와 자동으로 분리된다. 손상을 입지 않고도 치료제가 깊은 암조직까지 성공적으로 침투할 수 있다.

연구팀이 흑색종이 발생한 쥐를 대상으로 스마트 나노 유전자전달체를 이용해 유전자 치료를 실시한 결과 기존의 유전자 치료제만 사용했을 때보다 6배 가량 더 높은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피부를 비롯해 눈 등 다른 신체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는 난치성 암이다.

나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 전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약품 전달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로써 의미가 크며 향후 암 정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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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주변에 도달한 나노 유전자 전달체는 헐거워진 암세포 주변 혈관을 통해 암세포 주변 조직에
도달하고, 빛을 받아 활성화 되어 더욱 깊은 조직까지 침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암세포내에 전달
된 나노 전달체는 암세포내 소기관(엔도좀)의 낮은 산도에 반응하여 치료용 유전자와 분리되고 다
시한번 빛을 받아 세포내막을 붕괴시켜 치료용 유전자가 암세포 핵으로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돕는다.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암세포 주변에 도달한 나노 유전자 전달체는 헐거워진 암세포 주변 혈관을 통해 암세포 주변 조직에 도달하고, 빛을 받아 활성화 되어 더욱 깊은 조직까지 침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암세포내에 전달 된 나노 전달체는 암세포내 소기관(엔도좀)의 낮은 산도에 반응하여 치료용 유전자와 분리되고 다 시한번 빛을 받아 세포내막을 붕괴시켜 치료용 유전자가 암세포 핵으로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돕는다.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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