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능인 KAIST 미담장학회 상임이사 제기, "확진자 퇴원·사망 가능성 등 포함 안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메르스 치사율 계산 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능인<사진> KAIST 미담장학회 상임이사는 "우리나라의 메르스 치사율은 현재 투병중인 확진자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사망률을 구하는 공식과는 맞지 않다"며 "확진환자가 평균적으로 완치되거나 사망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바탕으로 표본집단을 재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상임이사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치사율을 '사망자÷확진자'의 계산 방식으로 산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9일 현재 182명의 확진지가 발생한 가운데 32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17.6%이다. 하지만 장 이사는 확진자의 퇴원·사망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확진자'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하면서 확진자(분모)가 계속해서 늘어나 치사율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르스 확진자가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에 비해 확진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길다. 특히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위독한 환자들도 단순 확진자에 포함시키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가 단기간에 급증한 우리나라의 환경, 현재 투병 중인 많은 환자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내용을 고려하지 않아 통계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 상임이사는 이와 함께 치사율을 계산할 수 있는 충분한 수의 완치자 샘플이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퇴원자가 보다 많다면 완치와 사망률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치사율 샘플을 추출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퇴원자가 적어 정확한 통계를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10%대 치사율을 뒷받침하려면 퇴원 환자가 사망자보다 적어도 5-10배는 많아야 하지만, 퇴원 환자와 치료 중인 확진자의 수가 비슷한 수준이다. 환자와 사망자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증가 속도도 지속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정상상태(steady-state)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장 상임이사는 "확진환자가 평균적으로 완치되거나 사망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바탕으로 표본 집단을 재선정해 새롭게 추가된 확진자를 제외한 범위 안에서 치사율을 산출해야 한다"며 "치사율 수치가 주는 상징성은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에 부정확한 시스템을 지금이라도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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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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