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7세 맹주성군 뇌사, 장기기증후 세상과 작별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청소년이 6명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고 세상을 떠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한국장기기증원은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사는 맹주성(17)군이 27일 심장과 폐장 등 6개의 장기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1남 1녀 중 장남인 맹 군은 평소 쾌활하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주변에 친구가 많았다. 사춘기 시절 잠시 방황을 하며 한 때 학업을 포기했었던 맹 군은 다시 공부를 시작해 검정고시로 졸업장을 따고 대학을 준비할 정도로 매사에 열정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사고는 맹 군의 빛나는 미래를 앗아갔다.

지난 25일 새벽 집으로 귀가하던 맹 군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를 크게 다치고 말았다.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옮겨진 맹 군은 의료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가족과 맹 군의 친구들은 현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뇌사는 어떤 치료를 하더라도 수 일 내에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은 맹 군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지만, 맹 군에게 도움을 받은 누군가가 이 세상에 함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큰 위안이 될 것 같았다. 언론을 통해 장기기증 사례를 접했던 가족들은 생명을 살리는 나눔은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에 고민 끝에 기증을 결심했다. 맹 군은 지난 27일 심장과 폐장, 간장, 췌장, 양쪽 신장 등 6개의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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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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